제14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남측 상봉단에 문학평론가이자 한국문학평화포럼 회장,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으로 활동중인 임헌영(65)씨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27일 속초 한화콘도에 도착한 임 소장은 어머니 이술노미(95) 여사의 동반가족으로 방북해 6.25전쟁 중 헤어진 큰형 임상환씨의 자녀 성재(45).효숙(48.여)씨를 만날 예정이다.

임 소장은 진보적 문학계를 대표하는 문학평론가로 1974년 긴급조치 시기 ’문학인 사건’, 19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 사건’으로 투옥됐다 1998년 복권됐다.

큰형 상환씨는 1950년 전쟁 중 경북 의성 집을 떠났다가 행방불명됐으며 가족들은 그를 찾아 마을 일대 시신을 일일이 확인하러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임 소장은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가족이 흩어지게 됐다”며 “그 중 형님은 또래 청년들과 가방을 들고 떠나면서 ’조용해지면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됐다”고 말했다.

헤어질 당시 상환씨의 나이는 19살, 임 소장은 9살이었다.

가족들은 상환씨가 혹시 북으로 갔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고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상환씨는 사망했으며 자녀가 남아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떤 경위로 행방불명됐으며 그 뒤 북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확인되진 않고 있지만 임 소장의 가족은 50여 년 만에 상환씨의 자녀를 만난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임 소장은 “형님이 살아계셨을 때 모자상봉이 이뤄지는 게 꿈이었으나 좌절되고, 2세들을 상봉하게 됐다”면서 “지금이라도 연세 많은 분들은 빨리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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