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고체 연료를 사용한 발사체 엔진 시험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1일 보도했다.

북한 마군포 엔진시험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28일(왼쪽)까지만 해도 아무런 흔적이 없지만 30일(오른쪽) 화염이 만들어낸 그을린 흔적을 볼 수 있다. /Planet Labs
 
북한 마군포 엔진시험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28일(왼쪽)까지만 해도 아무런 흔적이 없지만 30일(오른쪽) 화염이 만들어낸 그을린 흔적을 볼 수 있다. /Planet Labs

VOA에 따르면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는 29~30일 양일간 민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포착한 함경남도 함주군 마군포 엔진시험장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30일 오전 9시 3분 촬영된 사진에는 시험장 내 시험대 바로 옆 들판이 검게 그을린 모습이 보이는데, 시험대 끝부분에서 시작돼 기다란 나팔 모양으로 길이 120m 정도로 뻗어있는 모습이다.

VOA는 “눈 덮인 다른 지대와 달리 유독 이곳만 검게 그을렸고 흙바닥이 드러난 점으로 볼 때 현장에서 강력한 화염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9일 오전 10시 53분 촬영된 사진에선 이런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의 데이비드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VOA와 통화에서 “북한이 우주개발(위성) 발사 프로그램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적은 없어 이번 시험을 미사일 프로그램용으로 본다”고 말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다만 고체연료 기술은 위성과 탄도미사일 발사 양쪽에 활용이 가능하다면서 “위성 발사용 로켓 추진체 개발이 목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실행한 바 있다. 이번 위성사진에 포착된 것이 고체연료 엔진 시험 정황이 맞을 경우 한 달여 만에 재시험에 나선 셈이 된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한국을 “의심할 바 없는 명백한 적(敵)”으로 규정하며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를 다량 생산하고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1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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