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신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 일본에 배치 - 미 해군의 최신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DDG-1000·1만6000t)함이 미 7함대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 항에 입항했다. 2016년 취역한 줌월트함이 요코스카에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미 해군 페이스북
 
美 최신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 일본에 배치 - 미 해군의 최신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DDG-1000·1만6000t)함이 미 7함대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 항에 입항했다. 2016년 취역한 줌월트함이 요코스카에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미 해군 페이스북

한·미·일 3국 해군이 5년여 만에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중단됐던 한미일 군사 안보 공조를 복원·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3국 해군이 집중하는 대(對)잠수함 연합 훈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7년 4월 처음으로 실시된 이후 중단된 상태였다. 당시 훈련에는 우리 해군의 한국형 구축함 강감찬함과 링스 대잠헬기 1대,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맥캠벨함과 MH-60 대잠헬기 1대, P-3 해상초계기 1대, 그리고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사와기리함과 대잠헬기 1대 등이 참가했었다. 가상 적 잠수함(북 잠수함)을 탐색·식별·추적하고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한·미 양국 해군은 그동안 수시로 북한 잠수함을 겨냥한 대잠 훈련을 해왔다. 그럼에도 일본까지 포함한 3국 대잠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일본의 뛰어난 대잠 작전 능력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을 제외하곤 세계에서 가장 많은 P-3C 해상초계기를 보유하고 있고, P-3C보다 성능이 우수한 P-1 해상초계기도 속속 도입 중이어서 세계 정상급 대잠 작전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선 이번 대잠 훈련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군사 훈련을 확대·강화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우리 국민적 정서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신중한 검토를 통해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3국 해군은 탐색 구조 등 인도주의적 지원 훈련에서 출발해 미사일 경보 훈련을 거쳐 대잠 훈련까지 실시하며 안보 협력의 수위를 높여왔다.

일부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데 동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훈련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문재인 정권은 ‘반일 감정’을 자극해 상대편을 공격하곤 했다. 그러나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은 친일몰이를 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북한은 ‘핵 선제 공격’을 법제화한 데 이어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실전에서 쓸 수 있도록 소형화한 전술핵 개발까지 성공하면 한반도 안보 지형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중국은 서해를 자기 앞바다로 만들기 위해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수시로 침범하고 있다. 한미 해상 훈련을 탐지하기 위해 최근 동해로 정보수집함을 보내기도 했다. 안보 부서 당국자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과 중국 압박에 대응하려면 한미일 군사 협력은 필수 사항”이라며 “반일 감정에 빠져있을 여유가 없다”고 했다.

군사 외교 협의 사항인 3국 연합 훈련 일정은 28일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당초 군은 엠바고(보도 유예)를 요청했지만 안 의원 때문에 “엠바고가 사실상 깨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훈련은 3국이 30일 훈련 실시에 맞춰 동시에 공개하기로 엠바고가 설정돼 있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 국방위를 12년 맡다 보니 군 관계자들을 많이 알아 군 정보 소식통을 통해 전해 들은 것”이라고 했다.

한미일 연합 훈련에 앞서 한미는 5년 만에 동해에서 대규모 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한·미 해군 훈련은 미 7함대 소속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과 핵 추진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 함정 20여 척과 항공기 110여 대가 참가했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훈련 영상 중에는 주한 미 제2전투항공여단 소속 CH-47F 치누크 헬기들이 이례적으로 동해를 비행해 레이건함 비행 갑판에 착함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미군은 이번 해상 연합 훈련에 대해 “미국은 한국 주변 수역에서 해양 기동 훈련, 한미동맹 강화, 지역 안보 증진을 위해 일상적으로 항모 강습단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