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세이브NK주최로 '대북방송의 효과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세이브NK 제공
 
27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세이브NK주최로 '대북방송의 효과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세이브NK 제공

“전투기 한대 값만 주면 라디오 500만대를 구입해 북한에 보내 7년 안에 통일시키겠습니다”

탈북민 1호 웹툰 작가 최성국씨는 27일 저녘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북한인권단체 ‘세이브NK’가 주최한 ‘대북방송의 효과와 미래’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대북 중파(AM) 방송을 진행하는 세이브NK(대표 김범수)는 이날 북한에서 라디오를 청취한 탈북민 10여명과 황우여 전 부총리, 홍석준·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이정훈 초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등을 초청해 대북라디오방송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김범수 세이브NK 대표에 따르면 국내 외 대북방송 대부분이 단파 방송을 진행하지만 세이브NK는 중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단파 라디오보다 중파 라디오 청취자가 더 많고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이브NK라디오 방송국에는 전·현직 KBS 작가와 아나운서 등 최고의 방송 전문가들이 모여 북한 주민을 위한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최근 탈북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1%가 라디오 방송을 탈북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준 매체로 꼽았다고 한다.

북한에서 라디오를 들었다는 최성국씨는 “라디오는 은닉성이 좋기 때문에 안전보장이 되고 정보전달력이 탁월하다”며 “전투기 한대 값만 주면 라디오 500만대를 구입해 북한에 들여보내면 7년 안에 통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김씨 일가의 건강을 연구하는 만청산연구원에서 근무한 김형수 징검다리 공동대표는 “북한에서 라디오를 매일 듣고 북한 체제에 회의감을 느끼던 어느날 졸다가 잠결에 ‘김정일 개새끼’라고 소리쳐 집안 사람들이 놀랐던 일이 있었다”며 “희망의 등대인 대북라디오를 더 많은 북한주민들이 듣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함북 출신의 주찬양씨는 “라디오로 김정일의 처조카 리일남의 수기를 듣고 ‘장군님(김정일)이 총각인줄 알았는데 여자가 많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북에서 라디오를 듣고 희망을 품었는데 요즘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북한에서 꿈꾸던 것이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북전단 원조인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는 ‘소련은 라디오 때문에 무너졌다’는 구 소련 출신 란코프 국민대 교수의 말을 언급하며 라디오 방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라디오 방송을 더 많은 북한 주민이 듣게 하려면 라디오를 보내야 한다”며 “평화적 수단으로 풍선에 라디오를 달아 보내주면 된다”고 주장했다.

탈북민 출신 이현승 미국 KCPA(한국보수주의연합)워싱턴 지국장은 “북한의 매 가정에 라디오기기를 보내야 한다”며 “대북전단과 함깨 영상컨텐츠를 개발해 해외에 파견된 북한주민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영국에 거주하는 북한인권운동가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는 라디오와 함께 팟캐스트를 활용한 대북 정보 유입 방안을 제시했다.

18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탈북민 유튜버 강은정씨는 “사람이 매일 밥을 먹고 사는 것처럼 자유의 생명을 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북한에 라디오를 전달해야 한다”며 “북한에서 풀만 뜯어 먹고 살다가 남한에서 18만 유튜버로, 라디오 진행자로 멋지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부터 북한인권운동에 참여해 온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재정적 어려움 없이 대북방송을 지속하기 위해 민간기금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정보가 북한 주민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북라디오 방송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과 국회가 해야 할 일을 구분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김범수 대표는 “북한은 세계 최대의 ‘비상식’ 체제’”라며 “보면서도 보지 못하고 들으면서도 듣지 못하며 외면해온 북한문제에 대해 우리의 눈과 귀가 뜨이게 될 때 비로소 통일의 그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