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지난 2020년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을 바라보는 모습. /조선중앙TV 뉴시스
 
북한 주민들이 지난 2020년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을 바라보는 모습. /조선중앙TV 뉴시스

북한이 지난 50년간 투입한 핵개발 비용이 최소 11억달러에서 최대 16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북한 2500만 전 주민이 코로나 백신을 2~3회 접종하거나 북한 식량(옥수수) 부족분 4년 치를 넘는 돈이다.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7차 핵실험 비용은 최대 1억6000만달러(약 23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26일 국회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6차 핵실험 등 각종 핵 개발비로 최대 16억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 영변 핵연료 제조공장·재처리 시설·원자로·경수로 등에 6억~7억 달러, 원심분리기 제작·농축 시설 건설 등에 2억~4억달러가 든 것으로 조사됐다. KIDA는 북한의 총 핵 개발비 16억달러는 쌀 141만~205만t, 옥수수 282만~410만t을 살 수 있는 규모라고 계산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추정한 올해 북한 식량 부족분이 86만t인 점을 감안하면, 4년 치에 해당하는 식량이 핵개발로 날아간 셈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 핵개발만 하지 않아도 고질적인 빈곤과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앞으로 3~4차례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핵실험 1회 비용은 1억1000만~1억6000만 달러로 총 4회 추가 비용은 4억4000만~6억4000만 달러(약 917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한 해 북한 식량 부족분을 충당할 수 있는 비용이 핵 개발비로 투입된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지난 6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뉴스1
 
국회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지난 6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뉴스1

북한이 핵개발비 절감을 위해 노후화한 영변 핵시설을 무리하게 돌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KIDA는 영변 핵시설에 과부하가 걸리면 방사능 유출로 서해까지 오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원식 의원은 “북한이 핵개발을 고집해 수많은 북 주민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북 주민들도 이를 깨닫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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