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씨의 아들 이모군이 문재인대통령으로부터 받은편지(왼쪽)와 이군의 자필 입장문./유족측 법률대리인 제공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씨의 아들 이모군이 문재인대통령으로부터 받은편지(왼쪽)와 이군의 자필 입장문./유족측 법률대리인 제공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당시 47세)씨의 아들 이모(19)군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18일 반납한다. 이군은 자필로 작성한 입장문에서 “대통령께서 편지로 (피살 당시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으나, 북한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거짓말일 뿐이었다”고 했다.

이씨의 유족 측은 1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편지는 지난 2020년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해양경찰청 발표에 유족이 반발하자 문 대통령이 이군에게 직접 보낸 것이다. 하지만 이날 이군은 그 이후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정부가 정보공개청구 소송에 항소하는 등 정보를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이군은 17일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 “정부에서 사망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버지인지 확인도 못 한 상태로 1년 4개월이 지났다”며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지만 대통령님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다”고 했다. 이어 “결국 대통령님의 편지는 비판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면피에 불과했고, 국민을 상대로 항소하는 행동이 이를 증명한다”며 “제 아버지 죽음에 대한 것들이 왜 국가 기밀이며 대통령 기록물로 저장되어야 하는지, 감추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제 의구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이제 대통령께 기대하는 것이 없으니, 무책임하고 비겁했던 그 약속의 편지도 필요가 없다”며 “어떤 약속을 하셨는지 다시 한번 읽어보시고 제 분노를 기억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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