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고 속도 마하 10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지 하루 만인 12일(현지 시각)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가 나란히 독자 대북 제재에 나섰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대북 제재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달 강제 노동과 인권 탄압을 이유로 북한 리영길 국방상을 제재한 바 있으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제재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외교적 해결에 방점을 찍고 있던 바이든 행정부의 인내가 바닥나면서 본격적으로 ‘채찍’을 본격적으로 꺼내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미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北 "극초음속 미사일 최종시험 성공"… 김정은 직접 참관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자신의 전용 차량 안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북한 매체들이 12일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극초음속 미사일‘최종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면서 1000㎞ 밖 표적에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 백악관 젠 사키 대변인은“규탄”입장을 밝히며“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며 이웃 나라와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北 "극초음속 미사일 최종시험 성공"… 김정은 직접 참관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자신의 전용 차량 안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북한 매체들이 12일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극초음속 미사일‘최종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면서 1000㎞ 밖 표적에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 백악관 젠 사키 대변인은“규탄”입장을 밝히며“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며 이웃 나라와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미 재무부는 “북한 제2자연과학원은 북한의 국방 연구 및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할 원자재와 기술을 얻기 위해 국방 관련 조달과 확산을 하는 산하 기관을 두고 있다”며 이곳의 중국·러시아 주재원을 집중 제재했다. 현재 ‘국방과학원’으로 개칭한 제2자연과학원은 북한 미사일 개발을 주도해 왔다. 재무부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통신 장비를 조달한 최명현, 중국 다롄에서 합금강을 조달한 심광석, 선양에서 소프트웨어와 화학약품을 조달한 김성훈 등 북한인 5명이 포함됐다.

국무부는 북한인 1명, 러시아인 1명과 러시아 기업 1곳을 제재했다. 국무부는 제재 대상이 된 북한인 오용호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러시아 기업 파르세크 LLC, 파르세크 LLC의 개발국장 로만 아나톨리예비치 알라르에게서 케블러 실, 아라미드 섬유, 항공유, 볼베어링과 ‘핵공급국그룹’이 통제하는 정밀기계 등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로만 아나톨리예비치 알라르는 오용호에게 미사일용 고체연료 혼합물을 제조하는 방법도 넘겨줬다고 한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제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제약하는 중요한 조치”라며 “국제사회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강력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제임스 오브라이언 국무부 제재 조정관 지명자는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강력한 제재 프로그램은 우리의 대북 접근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유엔 제재를 제안하고 있다”며 “북한은 2021년 9월 이래 6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를 했고 이는 모두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측이 유엔의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 대상에 개인 5명을 추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익명의 미국 외교관을 인용해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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