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왼쪽)과 작년 9월 처음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오른쪽)의 모습. 우리 군은 탄두 모양이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5일 미사일을 '극초음속이 아니다'고 했지만 북한은 11일 극초음속체로 보이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왼쪽)과 작년 9월 처음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오른쪽)의 모습. 우리 군은 탄두 모양이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5일 미사일을 '극초음속이 아니다'고 했지만 북한은 11일 극초음속체로 보이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11일 발사한 미사일의 최고 속도가 “마하 10 내외”라고 합참이 밝혔다. 지난 5일 마하 5 이상 극초음속 미사일의 속도를 엿새 만에 두 배로 끌어올린 것이다. 마하 10은 중국·러시아가 보유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 속도 수준이다.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 북이 실전 배치하면 우리 후방 기지도 수분 내 공격받게 된다.

북한이 5일 발사를 “성공”이라고 발표하자 국방부는 “극초음속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절하했다. ‘일반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이다. 판단 근거로 탄두부 모양이 극초음속체에 많은 가오리형이 아닌 원뿔형이라고 했다. 하지만 원뿔형 극초음속 미사일도 얼마든지 있다. 탄두 활강 때 최고 속도가 마하 10에 육박해야 극초음속인데 5일의 북 미사일은 마하 6 정도였다고도 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작년 9월 북이 마하 3 속도의 미사일을 쐈는데도 ‘극초음속 초기 단계’라고 한 바 있다.

북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군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평가절하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북 미사일 발사는 남북 철도 연결식 3시간 전에 있었다. 문 대통령이 ‘평화’만 10여 차례 언급한 이벤트를 덮어 버렸다. 다음 날 북이 ‘극초음속 성공’을 공개하면서 문 정권의 가짜 평화 쇼가 더 궁색하게 되자 국방부를 내세워 ‘극초음속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자 북은 곧바로 보란 듯 속도를 마하 10으로 높인 극초음속체를 발사했다. 그것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향으로 쐈다. 거짓말은 청와대와 국방부가 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5일 미사일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극초음속’이란 말은 하지도 못했다. 문 정권 이후 우리 군은 허울뿐인 군대가 됐다고는 하지만 이번처럼 적에게 농락당하는 모습을 보니 ‘넋이 나간 바보들’이라는 말 외엔 할 것이 없다.

북의 극초음속 미사일 보유 자체가 안보 비상이다. 그런데 청와대도, 국방부도 김여정이 금지한다고 ‘도발’이란 말도 쓰지 못했다. 오히려 청와대는 “종전 선언을 조속히 추진”이라고 했다. 끝까지 쇼할 생각뿐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앞둔 시기에 연속 발사에 우려한다”고 했다. 국가 안보보다 대선에서 여당 후보에게 미칠 악영향이 더 걱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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