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당 76주년을 맞아 방산 엑스포를 연상시키는 국방발전전람회를 개최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3종 세트 등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무기들, 초대형 방사포 등 대남 타격 수단들을 비롯해 지난 5년간 개발한 신무기들을 총동원한 대남·대미 무력시위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스스로도 11일 개막 연설에서 “대규모 열병식에 못지않는 국력 시위”라며 “후대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강해야 한다. 우선 강해지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무기 개발·도입에 대해 “도가 넘을 정도로 노골화되는 군비(軍備) 현대화 시도”라며 비판했다.

전시관에서 간부들과 맥주·맞담배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가 열린 평양 3대혁명전시관 내에서 간부들과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며 활짝 웃고 있다. 테이블 위에 맥주잔도 보인다. 이들 뒤편에 초대형 방사포와 신형 단거리 미사일 등 대남 타격용 무기들이 전시돼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전시관에서 간부들과 맥주·맞담배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가 열린 평양 3대혁명전시관 내에서 간부들과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며 활짝 웃고 있다. 테이블 위에 맥주잔도 보인다. 이들 뒤편에 초대형 방사포와 신형 단거리 미사일 등 대남 타격용 무기들이 전시돼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행사장(평양 3대혁명전시관) 내 중앙 무대를 기준으로 왼쪽에는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600㎜ 초대형 방사포 등 남한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무기 체계가, 오른쪽에는 화성-14·15·16형 ICBM과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 등 일본을 비롯, 괌,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중장거리 무기 체계들이 각각 전시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미니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지난 1월 열병식 때 첫 등장 한 북극성-5형 SLBM(직경 1.8m)은 물론 북극성-1형(직경 1.1m)보다 작았다. KN-23 미사일을 SLBM으로 개량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실이라면 KN-23처럼 요격이 어려운 변칙 기동을 하면서 한국과 일부 주일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신형 3000t급 또는 건조 중인 4000t급 잠수함에 탑재할 대남 타격용 SLBM을 별도 개발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가 열린 평양3대혁명전시관 내에서 간부들과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뒤편에 초대형 방사포와 신형 단거리미사일등 대남 타격용 무기들이 전시돼 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가 열린 평양3대혁명전시관 내에서 간부들과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뒤편에 초대형 방사포와 신형 단거리미사일등 대남 타격용 무기들이 전시돼 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8일 첫 시험 발사한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도 구체적인 형태를 처음 드러냈다. 중국이 실전 배치한 ‘미 항모 킬러’ DF-17 극초음속 미사일과 비슷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행사장 벽면에 붙어있는 ‘주체의 핵강국’ ‘미사일 맹주국’이란 대형 글귀를 바라보며 “국방을 강화하는 사업은 한 시도 놓치지 말아야 할 필수적이고 사활적인 중대 국사”라고 했다. 반면 한국의 군사훈련과 첨단 무기 도입·개발에 대해선 “도가 넘치는 시도” “방치해두기 위험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에 대해선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을 방문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1일(현지 시각) 종전 선언, 대북 제재 완화 문제에 대해 “(미측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2일 주한 유럽연합(EU) 회원국 대사들과 강원도 고성에서 평화의길 걷기를 함께하며 대북 인도 협력, 종전 선언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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