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하는 유엔 총회 산하 제3위원회. /UN 독일대표부 트위터 캡처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하는 유엔 총회 산하 제3위원회. /UN 독일대표부 트위터 캡처

북한 평양 인근에 있는 승호리 교화소에서 수감자들이 강제 노동 및 폭행·고문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화벌이’를 위한 노동에 강제 동원되는 과정에서 극심한 영양실조와 고문으로 매일 수감자들이 사망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미국의 대북(對北) 인권 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북한 승호리의 제8호 노동교화소’라는 제목의 보고서 출간과 함께 화상 토론회를 지난 22일(현지 시각) 진행했다. 보고서에서 ‘i39’라고 지칭된 한 탈북민은 “북한 당국은 각 수감자에게 매일 최소한 200g의 음식물을 제공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100g만을 준다”며 “교화소 구류 중 (대부분의) 사망은 영양 결핍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수감자들이 식사로 배급받은 죽에는 쥐똥이 섞여 있을 때가 많았다”며 “(내가 수감돼 있던) 3년간 승호리 교화소에서 매일 3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갔다”고 했다. 그는 “사망한 수감자들은 화장터로 운반됐고, 그들(북한 당국)은 종이 접기처럼 시신의 뼈를 부러뜨렸다”고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수감자들은 교화소 인근 석회암·석탄 광산 및 시멘트 공장 등에서 강제 노역에 동원된다. 여성 수감자들은 농사를 짓거나, 중국에서 받아온 인형에 눈썹을 붙이는 일에 하루 13시간씩 동원되고 있다고 한다. 완성된 인형은 다시 중국으로 수출된다. 하루 1만2000개의 인형 눈썹을 붙이는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고문을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교화소 인근에 있는 탄광에서 나오는 열기로 교화소 바닥 일부는 뜨겁게 달궈져 있는데, 이 바닥에 무릎을 꿇게 하기도 한다. 그러면 5분 안에 피부에 화상을 입는다고 한다.

한편 통일연구원은 최근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 50명에 대한 심층 면접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2021년 북한인권백서'에서 “북에서 한국 영화를 보는 것이 ‘빙두’(필로폰을 뜻하는 북한 은어)를 하다 단속된 것보다 더 강한 처벌을 받는다는 증언이 있다”고 소개했다. 백서는 또 “2015년을 전후해 꽃제비(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어린 아이) 수용 시설이 신축되면서 꽃제비가 감소했으나, 남포와 청진 등에서는 대북 제재로 인해 2019년부터 꽃제비가 다시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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