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국문출판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외교 활동 장면을 모은 화보 '대외관계 발전의 새 시대를 펼치시어'를 12일 공개했다. 화보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 장면에 대해 "두 나라 사이에 전례 없는 신뢰를 창조한 놀라운 사변"이라고 설명했다. /외국문출판사 화보 캡처/연합뉴스

북한 외국문출판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외교 활동 장면을 모은 화보 '대외관계 발전의 새 시대를 펼치시어'를 12일 공개했다. 화보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 장면에 대해 "두 나라 사이에 전례 없는 신뢰를 창조한 놀라운 사변"이라고 설명했다. /외국문출판사 화보 캡처/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 외교 활동을 정리한 화보를 내면서 ‘남북정상회담’ 사진만 빼놓은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투명인간’ 취급한 것은 ‘하노이 노딜’ 이후 세 번째다.

화보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을 소개하면서 당시 소식을 전한 싱가포르 신문 스트레이츠타임스 지면도 함께 실었다. /외국문출판사 화보/연합뉴스

화보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을 소개하면서 당시 소식을 전한 싱가포르 신문 스트레이츠타임스 지면도 함께 실었다. /외국문출판사 화보/연합뉴스

북한 외국문출판사는 이날 김정은이 2018년 3월∼2019년 6월 각국 정상과 만나거나 공식 회담을 진행하는 사진을 모은 화보 ‘대외관계 발전의 새 시대를 펼치시어’를 공개했다. 발행 일자를 ’2021년 5월'로 표기한 이번 화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우방국 정상들과의 회담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모습을 담았다.

화보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정상회담 모습을 싣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고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서로에 대한 이해심을 가지고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약속"해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외국문출판사 화보/연합뉴스

화보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정상회담 모습을 싣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고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서로에 대한 이해심을 가지고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약속"해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외국문출판사 화보/연합뉴스

특히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조미(북미) 관계의 새 역사를 개척한 세기적 만남”으로 극찬했다. 그러면서 김정은과 트럼프가 악수하는 모습부터 실제 회담 장면, 공동성명 서명 모습, 회담장 전경, 기념 주화·우표, 회담 소식을 전한 현지 신문의 사진까지 실었다.

노딜로 끝난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에 대해서도 ‘역사적인 제2차 조미 수뇌 상봉과 회담’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같은 해 6월 트럼프가 판문점에서 김정은을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에 대해서도 “역사적인 순간” “놀라운 사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화보집에는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당시 사진이 10장 실렸지만, 함께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화보는 2018년 4월, 5월, 9월에 연이어 개최한 문 대통령과 남북 정상회담 모습도 전혀 싣지 않았다.

김정은의 외교활동을 소개한 화보/연합뉴스
김정은의 외교활동을 소개한 화보/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의 외교 업적 선전물에서 문 대통령을 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한은 지난 3월 공개한 김정은 위인전인 ‘위인과 강국시대’에서도 문 대통령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북한은 2019년 9월 대남 선전 매체를 통해 공개한 김정은의 정상 외교 영상물에서도 문 대통령이 들어간 장면을 통편집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문 대통령에게 더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잘못된 중재와 실속 없는 문 대통령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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