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5일 발사한 신형 탄도미사일. 합동참모본부는 하루 전인 24일까지도 "탄도미사일 관련 특이동향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5일 발사한 신형 탄도미사일. 합동참모본부는 하루 전인 24일까지도 "탄도미사일 관련 특이동향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조선중앙TV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5일 북한이 신형 탄도미사일(KN-23 개량형)을 발사하기 하루 전까지도 관련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던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에 따르면, 군은 지난달 24일 작성한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관련 특이 동향’ 국회 답변서에서 “현재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임박했다는 특이 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 날 오전 북한은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당시는 북한이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21일)한 직후여서 군의 경계 태세가 높아진 상태였다. 합참 김준락 공보실장은 23일 브리핑에서 “한·미 정보 당국이 긴밀히 협조, 북한 동향을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관련 정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었다. 그런데도 탄도미사일 발사 하루 전까지도 관련 정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윤주경 의원은 “해당 탄도미사일은 지난 1월 열병식에서 공개됐던 자산으로 군의 지속적 추적·감시 대상이었다”며 “한·미 감시 공조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고 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합참은 이번에 과거와 달리 연포비행장 등 발사 장소를 특정하지 못했다”며 “사전 탐지가 아예 실패했을 수 있다”고 했다. 전직 군 관계자는 “과거엔 이 정도 탄도미사일 도발 전엔 미국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해줬는데, 그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150㎞ 오차, 서울 지키려 요격했다가 대전 쑥대밭 가능성”

군은 사거리 등 사후 분석 역시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군은 당시 미사일 사거리를 450㎞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600㎞를 날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개량형이 저고도에서 변칙 기동을 한 150㎞ 거리를 합참이 탐지하지 못한 것이다. 군은 왜 사거리 분석에 실패했느냐는 정치권 추궁에 대해 “우리 쪽으로 날아오지 않아서”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우 국장은 “KN-23 미사일은 저고도에서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된 미사일”이라며 “실전에서는 탐지가 더욱 어려운 탓에, 서울로 날아오는 줄 알고 요격했다가 대전이 초토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저고도에서 변칙 기동하는 이스칸데르 계열 미사일은 사드나 패트리엇 등 한·미 자산으로 요격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주경 의원은 “북한 위협이 어느 수준까지 증대됐는지 정보를 투명하게 밝히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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