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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인전 발간...정상회담 15쪽 중 文대통령은 아예 없었다

기사승인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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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출판사가 지난해 12월 30일 발간한 '위인과 강국시대'. /우리민족끼리 캡처
평양출판사가 지난해 12월 30일 발간한 '위인과 강국시대'. /우리민족끼리 캡처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인전’을 발간했다. 핵무기 개발,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등을 대표적 치적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정작 평창올림픽에 북 대표단을 초청하고 미북정상회담의 ‘중재자’를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28일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위인과 강국시대’라는 제목의 도서를 공개했다. 이 책은 사실상 ‘김정은 위인전’이다. 평양출판사가 지난해 12월 30일 발간한 것으로 총 620여쪽, 7개 챕터에 걸쳐 김정은 집권 10년간의 국방·외교는 물론 경제·사회·문화 분야 성과를 담았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판문점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판문점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핵에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등 핵무력도 과시했다.

김정은 위인전은 ‘핵에는 핵으로’ 소제목을 단 글을 통해 2016년 수소탄 실험과 이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을 상세히 설명했다. 별도로 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 발사 시험도 나열했다.

책에서는 “적대세력들과는 오직 힘으로, 폭제의 핵에는 정의의 핵 억제력으로만이 통할 수 있다”거나 “강위력한 핵 무력으로 미국의 일방적인 핵 위협의 역사를 끝장내야 한다”며 이것이 김정은의 신조라고 강조했다.

대외관계 성과를 서술하면서는 첫 손에 미북관계를 놓고 사상 첫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에만 15쪽을 할애하며 지대한 업적으로 자화자찬(自畵自讚)했다.

김정은 이미지에 타격을 줬던 ‘하노이 노딜’ 관련 내용은 쏙 뺐다. 책은 판문점 회동 당시 함께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언급하지 않는 등 입맛대로 편집했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11축 이동식발사차량(TEL)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11축 이동식발사차량(TEL)

대남관계에 있어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내용은 ‘9월 평양공동선언’이라는 표현으로만 소개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조선일보 DB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조선일보 DB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이희호 여사가 방북해 조문하고 상주였던 김정은을 만나는 모습. /AP 뉴시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이희호 여사가 방북해 조문하고 상주였던 김정은을 만나는 모습. /AP 뉴시스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문선명 통일교 총재 등의 이름은 직접 거론하고 일화를 소개했다. 하지만, 대남 성과 부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역시 없었다.

이 책에서는 “군사적 긴장 상태의 지속을 끝장내는 것이야말로 북남관계의 개선과 조선(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쿠바 등과의 관계도 강조했다. 특히 “조중친선 관계는 공동의 위업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 속에서 피로써 맺어진 관계”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과 2019년에만 4차례에 걸쳐 중국을 방문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번 도서는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을 맞이해 발간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9월 5일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평양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귀엣말을 하는 모습. /청와대
2018년 9월 5일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평양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귀엣말을 하는 모습. /청와대

북한은 ‘하노이 노딜' 대미 협상 실패를 문재인 정부의 중재탓으로 결론내고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만, 정부는 대북 유화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만 그런 판단을 한 게 아니고 김 위원장을 만난 세계 모든 지도자들이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2018년 미∙북 협상의 실무를 담당하며 평양까지 방문했던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싱가포르 합의를 존중해 비핵화로 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며 “북한이 스스로 기회를 차버렸다. 싱가포르 합의 이전의 최대 압박 전략으로 돌아갈 때”라고 했다.

우리 정부가 싱가포르 합의 계승을 통한 미·북 대화 재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두둔한 것에 대해 미 조야(朝野)에서는 “트럼프의 환상(fantasy)을 영속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노석조 기자 @chosun.com

<저작권자 © NK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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