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페리(93) 전 미 국방장관은 2일 “북한의 핵무기 포기 유도는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미션(mission impossible)”이라고 말했다. 페리 전 장관은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북한의 핵 포기는 불가능하고 협상을 하려면 핵무기 보유를 전제로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리 전 국방장관은 1990년대 북한 비핵화와 북·미 수교를 목표로 한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의 입안자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협상해야 하고 북한의 정상 국가화를 위해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18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가진 화상 간담회에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한미 공동으로 한층 진화된 비핵화·평화 프로세스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었다.

 

반면 조셉 디트라니 전 국무부 대북협상 특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하고 있다”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지만 CVID는 실천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0월 “김정은이 비핵화를 위한 핵 감축에 동의해야 만날 수 있다”고 했었다.

한편 미 국무부는 1일(현지 시각) 북한과 관련한 제재 위반 사례를 신고할 수 있는 웹사이트(dprkrewards.com)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최대 500만달러(약 55억2450만원) 포상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 행정부 교체기에도 대북 제재의 고삐를 조이면서 북한의 도발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 특별 부대표는 이날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세미나에서 “북한 발전을 위해선 완벽한 비핵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다른 방법을 말하는 사람은 잘못된 것(misguided)”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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