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체제보장·제재 완화 주장에 구체적인 先비핵화 약속 요구
서훈 국정원장 이번주 美 출장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3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평양 방문 가능성에 대해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다시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원하는 정상 간 '톱다운 식 담판'보다는 실무협상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약속을 먼저 받겠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미국국장 담화를 통해 사실상 '체제 보장'과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북한에 갈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마도 아니다"라며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어느 시점에, 나중 어느 시점에 그것(평양 방문)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에게 아직 가야 할 길들이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무회담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방북이 어렵다는 신호를 명확히 보낸 것이다. 그는 이날 '김정은이 평양으로 초청했느냐'는 질문에도 "이에 대해 언급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김정은과) 관계는 매우 좋다"고 넘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총회에서 릭 페리 에너지장관이 대독한 연설문에서도 "우리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 핵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신임 일본 외무상과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에 대한 FFVD라는 공동의 목표' 등에 지속적인 협력을 재확인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북측은 협상 테이블 복귀를 공식화하면서도 '체제 보장'과 '대북 제재 완화'라는 요구 조건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FFVD 전에 섣불리 제재를 풀 생각이 없다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서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더 강경 입장을 표명하는 모습"이라며 "협상에서 극적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번 주 미국 출장을 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북 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하면서 미측과 협상 의제와 진행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비핵화를 둘러싼 미·북 간 간극을 좁히려는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18/20190918000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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