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 이란의 해커들이 지난해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약 800차례 가까이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미 IT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17일(현지 시각) 밝혔다.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사이버 보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지난해 자체 보안 서비스인 ‘어카운트가드(AccountGuard)’에 등록된 세계 각국 고객들에 대한 국가적 사이버 공격을 총 781건 적발했다고 밝혔다. 어카운트가드는 MS오피스365를 사용하는 연방과 주(州), 지방 정당 후보, 정당 위원회, 일부 비영리·비정부 기구에 제공되는 무료 보안 툴이다.

MS는 어카운트가드의 고객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한해 동안에만 1만여명의 고객에게 국가주도 사이버공격의 대상이 됐거나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했다.
 
 미군 공군 사이버전 담당 장교들이 컴퓨터로 해커 침입을 저지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조선DB
미군 공군 사이버전 담당 장교들이 컴퓨터로 해커 침입을 저지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조선DB

공격은 대부분 북한, 이란, 러시아에서 비롯됐으며, 주로 미국 정당과 선거 후보, 정치 싱크탱크, 비정부 기구들을 겨냥했다고 한다. MS가 발견한 사이버 공격 중에는 2016년 미 대선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해킹 단체 ‘팬시베어(Fancy Bear)’의 활동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發) 공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중국은 서방 정보기관이나 보안 전문가들이 국가 주도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논의할 때 주로 다루는 국가 중 하나다. MS는 이에 대한 WSJ의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2020년 미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에서는 외국의 선거 개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미 정치권을 뒤흔든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의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행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월 WSJ와 NBC방송이 미국 성인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가 외국의 선거 개입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73%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의 대선 개입에 대해서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답한 비율이 45%였다.

MS는 이런 공격이 2020년 대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의 전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톰 버드 MS 고객 보안 담당 부사장은 "미국 내 민주주의와 관련한 (정치권) 단체들은 특히 이번 사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들은 대기업보다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WSJ도 이번 사안에 대해 "외국 정부가 2020년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을 잠재적으로 방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며 "연방정부는 2016년 대선 이후 선거 보안을 강화했지만, 자금난을 겪고 있는 선거 캠프는 여전히 이런 공격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18/20190718011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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