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삼척항 입항 사건' 이후 승선인원 통제조치 강화"
"북미 협상 대표 美비건·北김명길 유력"
"北 동창리·산음동 미사일시설 특이사항 없어"

국가정보원은 16일 북한산 석탄 반입·유류 환적 등의 혐의로 우리 정부가 입항 금지했던 선박들 중 일부가 최근까지도 일본 항구에 드나들고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한일 무역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 국가 최고 정보기관까지 일본 공격에 가세한 양상이다.
 
 16일 국회에 출석한 서훈 국정원장/연합뉴스
16일 국회에 출석한 서훈 국정원장/연합뉴스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민기·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이날 국정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체회의 이후 이같은 내용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국정원은 정보위에 "선박 정보 제공 사이트 등을 통해서 확인한 결과, (북한산 석탄 반입) 의심 선박인 리치글로리호, 샤이닝리치호, 진룽호 등은 최근까지도 나하, 노시로 등 일본 항구에 입항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우리 정부가 일본 당국의 결의 위반 의심 선박임을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이 선박들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국내법 미비를 이유로 입·출항을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이같은 일본의 대응은 미국의 와이즈어니스트호 압류, 우리 정부의 결의 위반 선박 억류 및 입항 금지 조치 등 적극적인 제재 이행 노력 등과 비교할 때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국정원은 "우리 정부는 의심 정황이 포착된 선박에 대해서 억류와 함께 조사를 진행한 뒤 유관국 및 안보리 제재위에 보고하는 등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고 했다. 예컨대 유엔결의 위반 의심 선박인 라이트하우스 원모어호가 2017년 11월 전남 여수항에 대북 유류환적 위반으로 억류됐다가 유엔 대북제재위가 올 7월 출항 정지를 해제하는 등의 조치가 진행됐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국정원은 "이 선박들에 대한 수사 결과와 함께 국내 입항금지 조치 사실을 안보리 대북제재위 및 미·일 등과도 공유했다"고도 했다.

국정원은 또 '일본의 전략 물자가 북한에 밀반입된 사례가 있느냐'는 정보위원들의 물음에 "지금 단계에서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경제 안보와 대북 제재 문제로 일본이 문제를 확산시킨다면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정원은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은 어선 실태를 종합 점검하는 가운데 각 수산사업소를 상대로 승선 인원 통제 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보위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북·미 간의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협상 대표로 미국 측은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 측에서는 김명길 전 주(駐)베트남대사 등이 유력하며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반영된 북미 양측의 기본입장을 바탕으로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라고 했다.

또 북한의 군사 시설 동향과 관련, "북한 동창리 미사일 시설은 지난 3월 말 외형 복원이 마무리된 이후 특이 사항이 없고, 평양 인근의 산음동 미사일 시설 역시 특이 사항이 없다"고 했다. 지난 4월 북한의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 영도자로 규정했다"며 "선군 색채를 지우기 위해 주체·선군사상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대체하는 등 김정은식 통치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숙청설이 제기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에 대해서는 "(정보 등을) 총체적으로 평가해볼 때 살아있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대북 제재 지속으로 인해 2018년 북한의 무역 규모는 28억4000만 달러로 추산돼 2017년 55억5000만 달러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무역 적자도 2018년 23억6000만 달러로 전년 20억1000만 달러 대비 17.5% 확대됐다고 했다. 또 북한 강수량이 예년보다 30% 감소하고 가뭄이 심각해 식량 사정도 악화하고 있다며, "(북한이) 8월 말이면 식량을 소진할 것 같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직접 얘기해보니 건강하더라고 전언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16/20190716021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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