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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 테리] 김정은에게 남겨진 시간은 8개월뿐이다

기사승인 201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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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서 실패한 김정은, 美에 입장 변경 요구하지만
트럼프 재선 캠페인 전 남은 시간은 8개월뿐
미 재무부·볼턴팀은 이미 새로운 제재 리스트 작성
 

수미 테리 미국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선임 연구원
수미 테리 미국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선임 연구원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두 달 동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바쁘게 움직였다. 자신의 권력이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신형 전술 유도무기를 시험 발사했고, 미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을 공격하는 한편,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총괄한 책임자를 교체했다. 최근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북한의 '최고 존엄'은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

김정은은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근본적으로 오판했다. 트럼프가 외교정책 승리를 갈망한 나머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추가로 하지 않고,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정도만 내놔도 미국이 경제 제재를 전면 해제할 것으로 믿은 것 같다. 김정은은 '플랜 B'조차 가져오지 않았다. 하노이 실패에 낙담한 그는 이제 어떡해야 하나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다.

김정은은 미국에 연말까지 입장을 바꾸라고 하지만, 사실 공은 북한 코트에 넘어갔고, 시계는 째깍거리고 있다. 김정은에겐 트럼프가 대통령 재선 캠페인에 완전히 몰두하기 전까지 불과 8개월이란 시간이 있을 뿐이다. 트럼프는 임기 마지막 해가 되면 공화당 내 경쟁자를 물리친 뒤, 대선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와 싸우는 데 몰두해야 한다. 또 뮬러 특검 보고서에서 동력을 얻은 민주당 하원 의원들이 추진하는 각종 의회 조사에서도 치열한 방어전을 치러야 한다. 그런 트럼프에겐 북한과 '빅 딜'을 할 시간도, 에너지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는 올 하반기 김정은이 일부 제재 해제를 위해서라도 '영변+α(다른 의심스러운 핵 시설)'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건 김정은에게 '나쁜 딜'이 아니다. 지금까지 개발한 핵·미사일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도 전임자 누구도 하지 못한 성취를 이뤄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트럼프와 협상하지 않고 트럼프 임기가 끝낼 때를 기다릴 것이라는 쪽이 더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김정은은 미국 대통령과 이미 두 차례 정상회담을 했고, 그로부터 '(국제적) 정통성'을 얻었다.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시험·발사 유예)을 유지해 대선을 치르는 트럼프를 화나게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김정은은 얼마 전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워싱턴 제재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김정은은 시간을 버는 게 덜 위험한 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다리면 협상 타결 기회를 놓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지지율 40% 안팎인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할 수 있다. 트럼프는 여전히 북한 입장에선 협상 타결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통령이다. 차기 대통령은 북한이 원하는, 평화조약 같은 '고가(高價)' 품목을 테이블에 올리지 않을 것이다. 어떤 미국 대통령도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김정은이 보이지 않는 한,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비해 트럼프는 하노이를 떠난 후에도 북한과 협상을 맺으려 하고 있다. 자신의 대선 캠페인을 떠받치기 위해서 외교적 성취를 선전하고, 국내 정치 공방에서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북 협상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열렬한 지지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2022년 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한국의 또 다른 진보 쪽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리란 보장은 없다.

김정은이 올해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내년에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기든 지든 현재의 제재를 유지하거나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 재무부와 '볼턴팀'은 이미 새로운 대북 제재 조치와 관련, 방대한 리스트를 작성했다. 다만 지금은 이 전략을 트럼프에게 설득시킬 때가 아니라고 생각할 뿐이다. 볼턴은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좌절하는 때를, 그래서 강력한 새 정책들을 꺼내들 때를 기다릴 것이다. 따라서 점점 줄어드는 시간은 김정은에게 그가 원하는 것, 즉 제재 완화와 평화조약 등을 갖다 주지는 않을 것이다. 김정은이 진정으로 북한의 경제와 안전을 튼튼하게 하고 싶다면, 단순히 '현 상태'를 유지하려 하지 말고 지금 당장 트럼프와 협상 타결에 나서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29/2019042903659.html

조선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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