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 장관, 이 와중에 이런 발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와 한·미가 거론하는 비핵화가 같은 개념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남북경제협력특위에 출석해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의 질의를 받고 한참 동안 즉답을 못 하다가 이같이 답했다. 북이 주장해온 '조선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핵우산 제거와 전략자산 전개 중단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이 때문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1월 같은 회의에서 "두 개념에 차이가 있다"고 했다. 외교·통일 장관이 비핵화 개념을 두고 다른 소리를 한 것이다.

추 의원은 처음에 "우리 정부의 북한 비핵화 개념과 북한의 조선반도 비핵화 개념이 같으냐"고 물었다. 이에 강 장관은 "1992년 비핵화 공동선언에 담겨 있는 개념"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추 의원이 같은 질문을 수차례 반복했지만 강 장관은 "비핵화 개념보다 비핵화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과업"이라는 식으로 답변을 피했다. 추 의원이 여섯 번째로 "(한·미·북) 3자의 비핵화 개념은 정의가 동일하냐"고 묻자 강 장관은 "개념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1일 국회 남북경제협력특위에 참석한 강경화(왼쪽부터) 외교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북한과 한·미의 비핵화에 대해 “개념이 같다”고 말했다.
21일 국회 남북경제협력특위에 참석한 강경화(왼쪽부터) 외교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북한과 한·미의 비핵화에 대해 “개념이 같다”고 말했다. /남강호 기자

추 의원이 "하노이 정상회담 때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핵물질·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폐기를 조건으로 내걸었다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인데 (한·미·북의 비핵화) 개념이 똑같으냐"고 묻자 강 장관은 "미국이 요구했던 건 (북핵) 폐기가 아니고 동결이었다"고도 했다.

그러자 오후 들어 외교부가 강 장관 발언 해명에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는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와 WMD·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 동결에 서 완전한 비핵화로 가기 위한 로드맵을 요구했다"며 "자동차도 멈춰 섰다가(동결) 뒤로(폐기) 가야 되지 않느냐. 그런 의미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조명균 장관은 이날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에 대한 북측의 사과를 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여러 가지 필요한 절차들을 밟아나가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로 가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2/2019032200297.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