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 홈페이지 동영상서 中·러와 함께 핵보유 첫 공식화
북핵 인정 뒤 ICBM만 폐기 우려
 

주일 미군사령부가 최근 북한을 중국·러시아와 함께 동아시아 '3개 핵보유 선언 국가(three declared nuclear states)'로 규정한 내용의 동영상을 만들어 공개한 사실이 14일 확인됐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해 부분적으로 인정해 왔지만, 북한을 '핵보유 선언 국가'로 공식 분류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끝까지 압박하는 대신 북핵을 인정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미래 핵 생산 시설 등만 폐기하는 이른바 '핵 동결'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려는 신호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의 동영상은 작년 12월 주일 미군이 미·일 협력 강화를 강조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IN DOPACOM)가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했다. 동영상에서 주일 미군은 동북아 지역의 경제적·군사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15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내용을 실었다. 동영상에 러시아는 핵무기 보유량이 '4000+', 중국은 '200+', 북한은 '15+'로 표시돼 있다. 군 관계자는 "핵보유 선언 국가로 북한을 중국·러시아와 함께 거론한 것은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이러한 입장 변화는 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 감지돼 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북한과 비핵화 협상의 목표가 "궁극적으로는 미국 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조할 때 북한이 핵보유를 했다는 얘기를 종종 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상황 속에서 이런 동영상은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미국의 인식을 은연중에 반영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15/20190115002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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