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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 베이징 이벤트

기사승인 201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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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차 중국 방문을 놓고 미국을 비롯한 서구 언론에선 대체로 깜짝 방문(surprise visit)이란 평을 내놨다. 지난해 3월 1차 방중 이후 10개월간 네 차례 중국을 찾은 김정은의 행보를 두고 파격적이란 평도 나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김정은의 이번 방중엔 치밀한 각본이 깔려 있었다.

중국에 도착한 8일은 김정은의 서른다섯 번째 생일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한 시간 정상회담 후 김정은에게 성대한 저녁 생일상을 차려줬다. 첫 방중 때 열차를 탔던 김정은은 2, 3차 방중 땐 전용기를 이용했으나, 이번엔 다시 열차를 탔다. 대기 중이던 취재진이 ‘1호 열차’가 베이징역에 들어서고 김정은 차량이 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모습을 쉴 새 없이 담고 내보내면서 선전 효과는 극대화됐다.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김정은과 시 주석은 연초부터 우의와 밀착을 과시했다.

김정은과 시 주석의 이번 만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우리 좀 봐봐"라고 말하는 듯했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 할 거라 여러 번 말했지만, 양측 기싸움에 언제 열릴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정은의 방중 기간은 7~9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 날짜와도 겹쳤다. 미국과 각각 협상 중인 북·중이 함께 미국을 압박하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베이징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준비가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지진 않았을 것이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2차 담판을 앞두고 기선제압을 위해 시진핑 카드를 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북·중이 세밀하게 김정은 방중 을 조율하는 동안 우리 정부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짐작할 만한 대목이 여럿 있다. 청와대는 김정은이 7일 중국으로 출발할 때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영민 주중 대사는 대통령 비서실장이 돼 김정은이 베이징에 도착한 8일 귀국했다. 대사가 없는 주중 대사관의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우리도 치밀한 각본이 필요하다.

조선 @chosun.com

<저작권자 © NK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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