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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 테리] 北, 트럼프와 대화 포기하면 더 큰 고통만 돌아갈 것

기사승인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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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정상회담 앞두고 미국과의 교착 상태 빠진 김정은… 현상 유지 속 '시간 끌기' 할 듯
북한 경제 改善 원한다면 비핵화 계획이나 核시설 폭파로 미국에 합당한 '명분' 줘야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4년 임기의 절반을 곧 마치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많은 골칫거리에 직면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등락을 거듭하는 증권시장,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하원, 뮬러 특검의 대공세 등이 그렇다. 그의 전(前)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와 성(性)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입막음용 돈'을 건네줬으며, 트럼프의 러시아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의회에서 위증(僞證)했음을 최근 실토했다. 이는 트럼프가 중대 범죄 두 가지를 저질렀음을 뜻한다. 트럼프는 지금 당장 현직에서 쫓겨날 정도로 위험하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그가 대통령직(職)을 마치는 즉시 기소될 가능성을 점친다. 형사 고발 하지 않는 대신 대통령직에서 조기 사퇴하는 식의 거래를 특검 측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혼란은 교착 상태에 이미 봉착해 있는 미·북 대화와 김정은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도 김정은에게 기회가 있다. 그러나 이 기회는 오래갈 수 없다. 북한은 '올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약속, 즉 대북 제재 완화와 종전 선언 서명 등을 미국이 이행해야 한다'며 '공은 미국에 넘어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진실은 북한에 공이 가 있고, 김정은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정은 핵무기를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포기하느냐 하는 게 아니라, 트럼프와 대화와 타협을 계속 시도할 것이냐 여부이다. 트럼프야말로 김정은이 협상하기에 가장 좋은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이후에 등장할 어떤 미국 대통령도 북한이 원하고 있는 미·북 평화 조약 같은 큰 티켓을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다.

지금 김정은이 처한 상황은 유리하다. 미국에는 트럼프가, 한국에는 북한을 달래주며 좋은 관계를 맺으려는 문재인 대통령이 있어서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추진할 당시,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보수 강경 노선을 취했던 것과 대비된다. 더욱이 트럼프는 여전히 김정은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싶어 하며, 북한 문제에서 외교적 성공을 거두길 바라고 있다.

김정은은 과연 기회를 붙잡을 것인가? 2주쯤 후 발표될 2019년 북한 신년사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지만, 김정은은 트럼프와 대타협을 이루기보다는 덜 위험한 노선, 즉 현상 유지를 하며 시간을 버는 노선을 아마도 택할 수 있다. 김정은은 그가 절대 원하지 않는 핵·미사일 목록 제출 같은 것을 요구하는 트럼프와 거래하지 않는 대신,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여길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김정은은 실질적 비핵화는 하지 않고 제재 완화와 종전 선언 등을 요구하며 계속 압박할 것이다. 이 경우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그것은 모호한 수사(修辭)와 희망 사항만 되풀이할 뿐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외형상 덜 위험한 이 노선을 택할 경우, 위험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향후 수개월 내 북한에서 긍정적 신호가 없다면, 트럼프는 북한 이슈에 흥미를 잃고 국내의 복잡한 문제 대응에 빠져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정은은 트럼프가 작년 하반기와 같은 '화염과 분노'식의 군사적 위협 전략으로 돌아서지 않는 한, 이 선택이 더 유리하다고 여길 수 있다. 트럼프가 위협적 방식으로 회귀하는 데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작년처럼 되돌아갈 경우, 미·북 정상회담의 알맹이가 없었으며 '외교적 성공'을 거뒀다는 자신의 주장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미국에 조금이라도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제재 완화나 원조, 종전 선언 등과 관련해 북한에 보상은커녕 더 큰 고통만 돌아갈 것이다.

1년 전보다 북한은 지금 더 좋은 상태에 있다. 현상 유지와 대미(對美) 양보 둘 중 하나를 곧 선택해야 하는 김정은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1년 후 트럼프는 대통령 재선 캠페인에 몰두할 것이다. 그 전에 뮬러 특검의 수사로 트럼프가 사실상 무력화돼 있을 수 도 있다. 김정은이 북한의 경제 상황을 극적으로 개선하길 원한다면, 그는 지금 당장 행동을 통해 트럼프에게 대북 제재 완화를 명령할 수 있는 명분을 주어야 한다. 그것은 꼭 핵 폐기나 포기를 뜻하는 게 아니다. 불완전하지만 향후 비핵화 계획을 밝히거나 핵심은 아닐지라도 주요 핵 시설들을 폭파하는 것 정도면 된다. 그래야 트럼프도 다음 행동에 나설 수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16/2018121601727.html

조선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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