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양강도 영저동 미사일 기지와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인근 기지를 계속 운용하고 확장해 왔다고 미국 CNN이 5일 보도했다. CNN은 "북한이 6월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핵심 장거리미사일 기지를 상당히 확장 중인 정황이 포착됐으며, 이는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양측이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CNN은 미국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의 위성사진 판독 결과를 인용, "영저동 미사일 기지는 오래 전부터 미국 정보기관에 알려져 있던 곳이지만, 이곳에서 불과 7마일(11㎞) 떨어진 곳에 있는 새 시설은 그동안 대외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또 다른 미사일 기지로 보인다"며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미사일 기지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운용되는 것은 물론, 시설이 되레 더 확장됐다"고 전했다.
 
CNN이 공개한 북한 영저동과 일대 미사일 기지 위성사진. /CNN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영저동 미사일 기지와 인근 기지가 별개 기지인지, 한 곳이 다른 곳에 속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전에 확인되지 않았던 새 기지에서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에도 건설이 계속 진행됐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비핵화 열망이 뭐라고 말하든, 북한은 계속 핵 장착 미사일을 생산하고 배치해 왔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 정보당국은 영저동 지하 미사일 기지가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미사일 개발·발사 기지로 유력하다고 파악해 왔다. 영저동 지하 기지는 중국 국경에서 불과 20여㎞ 떨어진 산악지대에 있다. 북한이 1990년대부터 건설해 온 주요 지하 미사일 기지 중 한 곳이다.
 
CNN이 공개한 북한 영저동과 일대 미사일 기지 위성사진. 상단 왼쪽 2013년 위성사진과 비교할 때 하단 오른쪽 2018년 위성사진에는 이 일대의 시설이 늘어난 것이 보인다. /CNN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한·미 정부는 이 부근에 미사일 기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1999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강도 하갑, 함남 상남리 미사일 기지 등과 함께 대외적으로 위치가 노출된 미사일 기 지 중 한 곳이라 양국의 주요 감시 대상으로 꼽힌다.

지난달 중순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이 9월 남북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영구 폐기를 약속했던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외에 그동안 보고되지 않은 미사일 기지 13곳을 운용 중이란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확장하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06/20181206005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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