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위원장 걸어오르기 쉽지 않아"
일각선 "金의 한 차례 방문 위해 유네스코 자연유산 훼손은 안돼"
 

원희룡 제주지사가 1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제주도에 올 경우,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 안에 헬기를 착륙시킬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청와대는 지난 9월 북한의 송이버섯 선물에 대한 답례로 제주산 귤 200t을 북한에 보낸다고 발표했다. 원 지사는 이에 대한 환영의 뜻도 밝혔다. 제주도는 김정은의 외조부인 고경택의 고향이기도 하다.

◇원희룡 "백록담 분화구 내 착륙 검토"

원 지사는 이날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농업인의 날 기념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라산을 방문하게 될 경우, 백록담 분화구 안 착륙 방안과 기존 성판악 코스 헬기 착륙장 이용 방안을 함께 실무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한라산은 보존 차원에서 백두산처럼 (케이블카) 시설을 만들지 못했으니 걸어서 올라오기는 쉽지 않은 상태"라며 "헬기 착륙 여부, 백두산 천지 물과 백록담 물을 합수하고 (헬기가) 다시 올라올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원 지사는 10일에도 제주도청 출입 기자들과 한라산 정상에 올라 "우선 가능 여부를 따져 봐야 한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탄 헬기의 백록담 분화구 내 착륙 방안 검토를 언급했다.
 
지난 9일 비무장지대의 한 GP(감시 초소)에서 우리 군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하면서 태극기와 유엔기를 내리고 있다. 남북은 각각 상징성 있는 GP 1개씩을 남기기로 했으며, 북한은 2013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한 중부 지역 최전방 ‘까칠봉 초소’ 보존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비무장지대의 한 GP(감시 초소)에서 우리 군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하면서 태극기와 유엔기를 내리고 있다. 남북은 각각 상징성 있는 GP 1개씩을 남기기로 했으며, 북한은 2013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한 중부 지역 최전방 ‘까칠봉 초소’ 보존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이에 대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은 "백록담 분화구 안에 헬기가 착륙하려면 임시로라도 별도 인공 시설을 설치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고 남쪽 최고봉으로 상징성도 큰 백록담에 김 위원장의 한 차례 방문을 위해 그렇게까지 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실장은 "환경 훼손은 물론 안전 차원에서도 좁은 지역의 헬기 착륙은 문제가 상당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 측은 "백록담이 꽤 넓어서 헬기가 착륙한다 해도 주변 환경에 영향이 없는 이동식 패드를 까는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며 "다만 날씨가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靑 예산으로 산 제주귤 200t, 수송기 4대가 4차례 北送 - 청와대가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북한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 데 대한 답례로 제주산 귤 200t을 북에 보내기로 하면서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귤 상자가 공군 C-130 수송기로 옮겨지고 있다. 12일까지 이틀간 4대의 공군기가 하루 두 차례씩 오갈 예정이다. 시가 4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이 귤은 청와대 예산으로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靑 예산으로 산 제주귤 200t, 수송기 4대가 4차례 北送 - 청와대가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북한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 데 대한 답례로 제주산 귤 200t을 북에 보내기로 하면서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귤 상자가 공군 C-130 수송기로 옮겨지고 있다. 12일까지 이틀간 4대의 공군기가 하루 두 차례씩 오갈 예정이다. 시가 4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이 귤은 청와대 예산으로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靑, 북한에 귤 200t 보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북측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평양에 귤을 보낸다"며 "귤은 모두 200t으로 10㎏들이 상자 2만개에 담겼다"고 밝혔다. 귤은 11~12일 이틀에 걸쳐 하루에 두 번씩, 네 차례 운반된다. 한 차례 운반 때마다 수송기(C-130) 4대가 함께 움직인다. 북측에 전달된 귤의 시가는 약 4억~6억원으로 추산된다. 앞서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2000년과 2007년에도 각각 3t과 4t의 송이버섯을 우리 측에 선물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당시 송이 선물에 대한 우리 측의 답례는 따로 없었다"며 "대북 제재로 남북 경협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현 정부가 북측에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귤을 답례품으로 보낸 것 같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는 북한으로 유입되는 식품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어 우리 정부가 북한에 보낸 귤은 기본적으로 대북 제재에 위반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12/20181112003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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