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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시아 이어 한국도 '제재 구멍' 될라… 美 불만 폭발

기사승인 20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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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철도·군사합의 이어 5·24 조치까지… 韓美 건건이 파열음
美전문가 "한국 정부, 중재자 역할 자임하며 사실상 북한 두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국무부는 "5·24 조치 해제를 검토 중"이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각) "그들(한국)은 우리(미국) 승인 없이 그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국무부는 "우리가 그 지점(비핵화)에 빨리 도달할수록 더 빨리 제재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가 말뿐인 상황에서 제재 해제 검토는 성급하다는 뜻이다.

미국이 이처럼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은 중·러가 제재의 '뒷문'을 열어주며 대북 압박 구도에 구멍을 내는 상황에서 동맹인 한국마저 '제재의 김'을 빼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중·러는 지난 9일 모스크바에서 3국 차관급 회의를 한 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주목하며 유엔 안보리가 제때 대북 제재의 조절 과정을 가동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공동 보도문을 발표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와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해체 등 북한이 취한 조치에 상응해서 대북 제재를 해제·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안보리에서도 "비핵화까지 제재 유지"에 목소리를 높이는 미국과 제재 해제·완화를 주장하는 중·러가 정면충돌했다.
 
대북정책 놓고 삐걱대는 한, 미

이 때문에 강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 뒤 열린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는 "한국이 현재 진행 중인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너무 북한 쪽에 기울어 있다는 인식이 (트럼프) 행정부 내에 있는가?"란 질문이 나왔다. 로버트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우리는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그것이 모든 면에서 동의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은가"란 질문이 이어졌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우리(한·미)는 서로 솔직하게 말하기 때문에 여러 일을 해낼 수 있다"고 했다. 외교가에서 "솔직하게(frankly) 말한다"는 것은 이견(異見)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처럼 한·미 간의 갈등이 부각되는 것을 우려한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 간의 대북 제재에 대한 의견에서 분열이 생겼다"며 "최대한의 압박 정책이 끝났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 터프츠대학 외교전문대학원의 이성윤 교수는 이 방송에 "한국 정부는 미국의 동맹국이면서도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북한을 두둔해왔다"면서 "강경화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도 이러한 맥락의 또 다른 예"라고 말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제임스 쇼프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대북 제재를 해제하면 북한은 협상에서 덜 양보할 것"이라며 "이것은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한·미 간에 차곡차곡 쌓여온 갈등이 이번 일로 표면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남북 관계 진전을 서두르는 한국과 한국의 '과속'이 마뜩잖은 미국은 이미 지난 8월부터 사사건건 파열음을 내고 있다.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개소, 남북 철도 연결,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군사합의서, 대북 제재의 완화·해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 차가 선명해지고, 그 범위도 급속히 넓어지는 모습이다.

당초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에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8월 내에 개소하겠다며 미리 유류 등 물자를 반출했었다. 이에 국무부가 물밑에서 "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지만, 우리 정부는 "대북 제재에 전혀 위배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8월 하순에는 우리 정부가 지난달 22일 남북 철도 공동 조사를 명목으로 경유와 디젤기관차를 5박 6일간 북한에 보내려다 무산됐다. 군사분계선(MDL) 통과 승인권을 가진 유엔군사령부가 불허한 것이다. 유엔군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직한다. 지난달 중순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등 남북 정상회담 합의 사항에 대해 강력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재 해제·완화에 대한 양측의 이견은 이제 숨기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12/2018101200284.html

조선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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