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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방북… 북한이 '투자 결정권 있는 오너' 원했다

기사승인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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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16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 특별 수행원에 4대 그룹 대표를 포함시키면서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 또한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경제인들 방북(訪北)을 통해 북한에 통일경제특구 설치,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 구상 등 본격 경협 구상을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국제 대북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남북 경협을 본격 추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부와 재계(財界)에선 "구체적 투자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운데도 그룹 총수들이 가는 것은 정부뿐 아니라 북한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란 얘기가 나온다. 북한이 실질적 대북 투자 결정권을 쥔 대기업 총수들의 방북을 강하게 희망했고, 정부도 이를 거들었다는 것이다.

◇"北, 투자 결정권 쥔 총수 원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4대 그룹 최고경영진 동행을 발표하며 "2000·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도 4대 그룹 총수는 함께해왔다"고 했다. 임 실장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방북과 관련해 "재판은 재판대로 엄격히 진행되겠지만 일은 일"이라며 이 부회장의 사법 절차와 선을 그었다. 삼성 오너 일가가 방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은 자동차 관세 문제 등 그룹 내 중대 현안을 놓고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등과 미팅이 잡혀 특별수행단 명단에서 빠졌다.

당초 재계는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로 실질 투자 논의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기업·경제 단체장 위주로 정상회담 수행단이 꾸려지길 희망했다. 하지만 4대 그룹 최고경영진 외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협회장, 오영식 코레일 사장 등 남북 경협과 관련된 기업 대표들도 방북하게 됐다. 정부에서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재현 산림청장 등 철도·산림 등 경협 관련 인사들이 대다수 포함됐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우리 정부와의 실무 협상 과정에서 대기업 총수의 참석을 원한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안다"며 "(북한이) 기업 총수들과 북한 고위 관계자와의 면담 아이디어도 제안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한쪽이 강하게 요구한 것은 아니고 상호 대화를 통해 합의된 것"이라고 했다.

◇北 고위급과 면담…경협은 시작도 어려워

경제인들은 정상회담 기간 북한 경제를 담당하는 리룡남 내각 부총리와 면담을 갖는다. 북한의 외자 유치와 대외 경제협력을 총괄하는 대외경제상을 지낸 리룡남은 기업인들과 대북 투자 유치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대외경제성 산하 투자위원회를 중심으로 원산 일대 카지노·호텔을 개발한다는 계획 등을 추진 중"이라며 "원산·금강산 등 동해안 쪽 투자를 제안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북 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북한 당국과 우리 기업 간 협력 사업은 논의조차 시작하기 어렵다. 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이 미국 등 국제 제재 흐름을 거슬러 북한의 경협 구상에 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수십~수백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을 경영하며 분·초를 쪼개 쓰는 대기업 총수들이 2박3일간 평양에서 남북 정상의 '병풍' 역할만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미국의 제재 '워치 리스트(watch-list)'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기업들 관련 회의 갖고 '분주'

청와대가 이날 방북 명단을 발표하자 해당 대기업들 주요 임직원은 일요일임에도 출근해 회의를 갖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 4대 그룹 임원은 "과거 평양회담에서 이뤄졌던 경협 논의를 스터디해서 보고하고 있다"고 했다. 재계에선 "평양에서 TV를 생산한 삼성전자가 '경협 대상' 1순위" "북한이 특히 약한 분야인 통신·건설·에너지 등을 운영하는 SK그룹이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는 등의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이런 말 자체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1996년부터, 삼성전자는 2000년부터 평양에서 연간 5만 대의 TV를 생산했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과 천안함 폭침 등으로 남북 관계가 악화되자 사업을 철수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7/2018091700187.html

조선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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