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비핵화 시간표 포기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각)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시간 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다"며 "그저 과정을 밟아갈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공언해왔던 '단기간 일괄 타결'에서 한참 후퇴한 말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비핵화 시간표 자체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 의원들과 만나 "(지난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논의한 주요 의제는 북한과 핵 감축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대북 제재는 유지되고 있고 (북한에 억류됐던) 인질들은 돌아왔다"며 "지난 9개월간 (핵)실험도, 로켓 발사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북한 핵무기를 제거할 필요성에 대해 푸틴 대통령도 100% 동의했고 러시아가 해야 하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했다"며 "아마도 우리가 논의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전 세계적인 핵무기 감축"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캐빈 브래디(왼쪽)·다이앤 블랙(오른쪽) 등 공화당 하원 의원들 사이에서 팔짱을 낀 채 앉아 있다.
다음날에도 또 트위터에 글 올려 “서두를 것 없어” -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캐빈 브래디(왼쪽)·다이앤 블랙(오른쪽) 등 공화당 하원 의원들 사이에서 팔짱을 낀 채 앉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두를 것이 없다”고 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비핵화는) 서두를 것이 없다. (대북) 제재는 계속된다'고 했다. 트럼프는 16일 방송된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도 "나는 (비핵화에) 서두르지 않는다"고 했고, 지난달 말에는 "(비핵화를) 서두르면 오븐에서 칠면조를 빨리 꺼내는 것과 같다"고 하는 등 최근 들어 북한 비핵화가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협상 태도에 사실상 낙제점을 줬다.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과 라이언 하스 전 NSC 중국·대만·몽골 국장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 웹 사이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비핵 화 협상과 관련해 북한에 'A', 중국에는 'A-', 미국에는 낙제에 가까운 'C-' 학점을 줬다.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국제사회의 인정을 얻어냈고, 중국은 한반도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북한 김정은에게 정당성만 부여해줬을 뿐 얻은 것이 없고, 오히려 대북 압박 수단만 상당 부분 잃었다고 평가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9/20180719002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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