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석탄을 싣고 한국에 입항했던 파나마와 시에라리온 선박 2척이 중국 선박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8일 보도했다. 이들 선박은 지난 2월에도 한국에 재입항한 적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은 최근 공개한 ‘연례 보고서 수정본’에서 러시아 극동 사할린 남부 홀름스크항에서 실린 북한 석탄이 지난해 인천과 포항에서 옮겨 실렸다고 밝혔다. 한국이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석탄의 세탁 과정에 이용된 것이다. 안보리는 지난해 8월 채택한 결의 2371호를 통해 석탄 등 북한산 광물에 전면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2017년 10월 2일 한국 인천항에 북한 석탄을 하역한 ‘스카이 엔젤 호’의 소유주가 ‘다롄 스카이 오션 인터내셔널 쉬핑 에이전시’로 확인됐다. 중국 다롄 중산구의 한 멘션이 회사 주소지로 적혀있다. / 미국의소리(VOA)

VOA는 이날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박을 관리·감시하는 기구인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의 안전검사 자료를 인용해 이들 선박의 운영회사가 중국에 주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인천항에 들어온 파나마 선적 ‘스카이 엔젤 호’는 회사명이 ‘다롄 스카이 오션 인터내셔널 쉬핑 에이전시’였다. 주소지는 중국 랴오닝성 다롄 중산구의 한 멘션으로, 전화와 팩스 번호도 중국이 사용하는 국가 번호인 ‘86’으로 시작한다. ‘스카이 엔젤 호’는 지난 4월 이후 바나투로 선적을 바꿔 운항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포항에 입항한 시에라리온 선적 ‘리치 글로리 호’도 소유주가 ‘싼허 마린’으로 등록돼 있는데, 이 회사의 주소지 역시 다롄 사허커우구의 한 사무실이다.
 
2017년 10월 11일 포항에 북한 석탄을 하역한 ‘리치 글로리 호’가 지난 2월 인천항에서 검사를 받은 기록. / 미국의소리(VOA)
이들 선박은 올해 한국에 재입항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VOA에 따르면, ‘스카이 엔젤 호’와 ‘리치 글로리 호’는 각각 지난 2월 21일과 20일 인천과 군산항에서 안전검사를 받았다.

인천에서 검사를 받은 ‘리치 글로리 호’는 ‘문서’와 ‘작업여건’ 등 2건의 항목에서 지적을 받은 뒤 운항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산항에 정박한 ‘스카이 엔젤 호’는 ‘화재안전’과 ‘운항안전’ 항목에서 총 4건의 결함이 발견됐다.

안보리 제재를 어긴 선박들이 두 번이나 한국에 들어왔지만 당국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에 연루됐거나 불법 품목을 운반했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선박에 대해 유엔 회원국이 억류와 검사, 자산동결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교부는 17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이들 선박의 불법 사실을 안보리보다 먼저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억류 조치가 가능해진 결의 2397호가 채택된 후에도 이들 선박의 운항을 막지 않아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8/20180718008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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