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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짝 이룬 문희상·유인태

기사승인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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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월 7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집무실로 문희상 민주당 의원을 불렀다. 노 당선자는 문 의원에게 "대통령 비서실을 어떻게 운영했으면 좋겠냐. 비서실장은 누가 적임자냐"고 물었다. 면담은 35분 만에 끝났다. 다음날 아침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비서실장 문희상, 정무수석 유인태'라는 청와대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대야 관계를 중시한 예상 밖의 진용'이라는 평가였다.

▶일주일 후 문 실장은 "김대중 정부가 4000억원 대북 지원 의혹을 임기가 끝나기 전에 털고 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문 실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결자해지를 요구한 것이다. DJ 측이 거부 입장을 밝히자 유인태 수석은 "그렇다면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출범을 앞둔 노무현 정부의 최대 고민거리였던 대북 송금 문제를 문 실장, 유 수석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정면 돌파했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두 사람은 친노의 핵심 중 핵심이었지만 친노 코드와 동떨어진 소신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국회로 복귀한 문희상 의원은 이종석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이 잘못했을 때는 단호히 경고하라. 노무현 정부가 북한과 짜고 친다는 오해를 받게 하지 말라"고 했다. 유인태 의원은 라디오 시사 프로에서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자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독한 사람이었지만 나름대로 애국심이 있었다"고 했다. 유 의원은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4년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20대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16년 2월, 국회에서 문희상·유인태 두 사람이 만났다. 유 의원은 "나는 확실히 포함됐고 문 선배도 포함된 것 같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더불어민주당 공천 탈락 대상이 됐다는 얘기였다. 문 의원은 "허, 그것참"이라고 허탈한 반응을 보였다. 유 의원은 "그래도 선배와 나 둘 다 공천에서 탈락하면 친노 코드 공천이라는 말은 안 들을 것 아니냐"고 위안을 삼는 농담을 건넸다. 문 의원은 한 달 뒤 가까스로 구제돼 6선 의원이 됐 다.

▶지난 13일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문희상 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새 정부 첫해는 청와대의 계절이었지만 2년 차부터는 국회의 계절이 돼야 한다"고 했다. 자신을 도울 국회 사무총장에는 유인태 전 의원을 내정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이후 15년 만에 다시 짝을 이룬 문희상·유인태 두 사람이 여의도에서 실종된 정치를 되찾아 줬으면 좋겠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5/2018071501497.html

조선 @chosun.com

<저작권자 © NK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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