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온라인여행사, 54만~170만원대 北 관광상품 판매 재개
고려항공 전세기도 28일 청두 취항, 北 외화벌이 숨통 터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차례 방중 이후 북·중 밀착이 강해지는 가운데 중국이 대북 관광 제한 조치를 사실상 해제했다.

대형 온라인 여행사가 북한 단체관광 판매를 재개하고, 지방에선 평양 직항 전세기 관광도 등장했다. 북한 관광 제한은 유엔 대북 제재 사항은 아니지만 중국이 미국을 의식해 작년 말 독자 제재 차원에서 취했던 조치였다. 중국은 한국에 대해서는 '사드 보복' 차원으로 작년 3월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한 이후 여전히 전세기 취항이나 단체관광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 여행사인 취날(去 兒)이 최근 북한행 단체관광 상품을 대거 내놓고 판촉 중인 사실이 18일 확인됐다. 베이징~평양 간 고려항공편이나 열차편으로 평양에 도착해 평양 일대와 개성·묘향산·금강산 등을 둘러보는 코스다. '3박 4일'에서 '5박 8일' 상품별로 가격이 3180위안(54만원)부터 9999위안(170만원)까지 다양하다. 취날은 씨트립, 투뉴 등과 함께 중국 내 대표적인 온라인 여행사다. 중국 여행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관광 상품이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중국에서 전국 유통망을 갖춘 대형 온라인 여행사가 북한 관광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는 건 제한이 완전히 풀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북한관광 패키지 상품들과 평양 시내의 쇼핑몰 -  17일(현지 시각) 중국 온라인 여행 업체 ‘취날’ 애플리케이션에 김일성·김정일 동상 사진 등과 함께 북한행 단체 관광 상품이 소개돼 있다(왼쪽 사진). 중국의 대북 관광 제한 해제로 북한은 상당한 규모의 현금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됐다. 17일 평양의 한 쇼핑몰에 수영복 등 레저용 의류가 전시돼 있다(오른쪽).
북한관광 패키지 상품들과 평양 시내의 쇼핑몰 - 17일(현지 시각) 중국 온라인 여행 업체 ‘취날’ 애플리케이션에 김일성·김정일 동상 사진 등과 함께 북한행 단체 관광 상품이 소개돼 있다(왼쪽 사진). 중국의 대북 관광 제한 해제로 북한은 상당한 규모의 현금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됐다. 17일 평양의 한 쇼핑몰에 수영복 등 레저용 의류가 전시돼 있다(오른쪽). /취날·AFP 연합뉴스

중국의 대북 관광 해금 조짐은 쓰촨성 청두에서 이미 감지됐다. 지난 5월 김정은의 2차 방중을 전후해 이 지역 여행사 10여 곳이 북한 단체관광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오는 28일부터는 매주 두 번씩 현지 관광객들을 평양으로 실어나를 고려항공 전세기가 청두에 취항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작년 11월 말 베이징·산둥에 한해 한국 단체관광을 부분 허용하면서 동시에 랴오닝·지린성을 뺀 타 지역 거주자의 북한 여행을 금지했다. 더 거센 대북 압박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다녀가고, 시진핑 주석 특사가 방북했다가 김정은을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모멸을 당한 직후였다. 당시 미국은 방북 대학생 웜비어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했고, 프랑스와 영국 등도 북한 여행 자제령을 내린 상황이었다.

중국은 이들 국가가 여전히 북한 여행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제한을 푼 것이다. 석탄·광물·수산물·섬유 수출 등 외화벌이 수단이 모두 차단된 북한에 숨통을 틔워준 셈이다. 특히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판문점에 대한 중국 내 관심이 높아진 터라 판문점 코스를 포함한 북한 단체관광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취날 관계자는 "북한의 수교국 국민이라면 우리 상품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 관광 제한 해제 조치로 북한은 상당한 규모의 외화 수입을 다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북한의 관광 외화 수입 공식 통계는 없다. 다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김정은 시대 북한의 관광산업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 북한은 한 해 3069만달러(약 338억원)~4362만달러(약 480억원)를 관광 수입으로 벌어들였던 걸로 추정된다. 그중 90% 정도가 중국인 관광객에 의한 수입이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주력 수출품의 수출이 중단돼 한 푼의 달러가 아쉬웠던 북한으로선 중국의 관광 제한 조치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며 "중국의 해제 조치는 북한으로선 더없는 단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한국에 대해선 단체관광 제한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 베이징, 산둥에 한해 한국 단체관광을 조건부로 허용한 데 이어 한국 관광 수요가 별로 없는 충칭·우한만 추가했을 뿐이다. 그나마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판매와 전세기·크루즈 취항 등이 모두 금지된 상태라 한국행 관광객 모객도 어렵게 만들어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9/20180619005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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