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각) 미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 MCI 제공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 외교 활동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2012년 최고지도자에 오른 후, 지난해까지 국제 활동이 전혀 없었던 김정은은 올해 들어 2번의 남북정상회담과 2번의 북중정상회담, 그리고 미북정상회담까지 무사히 치렀다.

외교가에선 가장 큰 산이었던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진행된 만큼 이후 북러, 북일 정상회담까지 차례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구체적인 날짜가 거론되는 것은 북러 정상회담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가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회동에서 “김정은 동지를 초청한다”며 “올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의 틀 안에서 이뤄질 수도 있고, 별도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EEF는 9월 11~13일 열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외교가에선 북일정상회담도 9월 EEF 기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오는 9월 제3국에서 북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15일 각의(국무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과 의견을 교환했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일 정상회담은 9월 말 유엔 총회 기간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현재 김정은을 유엔 총회에 초청한 상태다.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노리는 김정은도 유엔 총회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미북 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을 치면서 이동하고 있다. /싱가포르 MCI 제공
김정은이 북러, 북일 정상회담을 갖기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7월 중 평양 초청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미북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평양에 갈 것”이라며 “평양 방문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의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도 남아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올 가을 평양에서 후속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외교 활동에 자신감이 붙었을 것”이라며 “국제 무대의 물꼬를 튼 김정은이 후속 정상회담에서는 경제 분야 지원을 얻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5/20180615017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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