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회담 실무 대표 유력]

주한 美대사 지낸 한국계 외교관
6자회담 특사 등 요직 거치며 북한과의 협상 전담했던 베테랑
北 영변 원자로 폭파 참관하기도
 

강인선 기자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성 김 주(駐) 필리핀 미국 대사가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미·북 정상회담 준비 실무팀 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워싱턴 사정에 밝은 서울의 한 소식통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정상회담 준비 실무팀 구성 작업을 마무리 중"이라면서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사는 현재 개인적인 이유로 워싱턴을 방문 중이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이미 면담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 대사는 과거 북한과 협상을 해본 경험이 있고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라 정상회담 준비팀 대표로 적격이란 평을 듣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해부터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서 미·북이 대화 국면에 이르기까지 물밑 접촉 과정을 이끌었다. 이제부턴 국무장관으로서 협상 준비를 주도해야 한다. 따라서 실무진도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했던 정보팀들은 뒤로 물러나고 외교관들이 전면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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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내 최고 한반도 전문가로 꼽히는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팀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지난 2014년 10월 주한 미 대사 이임 전 본지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김지호 기자

정상회담 준비팀은 국무부 주도하에 백악관·국방부 등도 참여해 소규모로 꾸려질 예정이라고 한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면담을 위해 방북했을 때 동행했던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브라이언 훅 국무부 선임정책기획관, 랜디 슈라이버 국방부 아태 차관보 등도 준비팀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의 참여가 확정되면 각 부처 핵심 한반도 정책 결정자들이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총출동하는 셈이다.

미·북 정상회담 준비 실무팀 대표로 유력한 김 대사는 미 국무부 내 최고 한반도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한국계 중 최고위직에 오른 외교관이기도 하다. 그는 2002년 주한 미 대사관 정무참사관에 이어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냈고, 2008년 6자회담 특사로 승진해 북한과 협상을 전담했다. 2011년 11월엔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해 3년간 활동했고, 이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한·일 담당 부차관보로 일하다 2016년 필리핀 대사로 부임했다. 지난 2월엔 미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직인 '경력대사(career ambassador)'로 승진했다.

김 대사는 2008년 6월 북한이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할 때 미국 대표로 현장을 참관하기도 했다. 김 대사가 영변을 방문했을 때 신었던 구두에서 농축 우라늄 흔적이 발견됐다고 한다. 미 정보기관 종사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성 김의 페라가모 구두' 에피소드이다. 영변 원자로 폭파를 참관하러 갔던 미국 측 참석자들이 넘겨받은 서류와 가방 등에서도 우라늄 흔적이 발견됐다고 한다. 당시 미국은 북한에 영변 냉각탑 폭파 대가로 250만달러를 지불했다는 것이 정설처럼 돼 있다.

북한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곧 후임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셉 윤 전 대표가 은퇴한 후 공석인 이 자리엔 2~3명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주한美사령관에 에이브럼스 유력… 한미연합사는 "내정한 적 없다"

한편, 미 일각에서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육군 전력사령부 사령관(대장 )이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의 후임으로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미연합사 측은 "차기 주한미군 사령관에 대한 보도는 추측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어떤 발표나 임명도 없었다"고 밝혔지만 조만간 공식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지명되면 상원 인준 등을 거쳐 오는 8월쯤 부임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8/201805180026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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