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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비핵화 허들 높이자… "일방적 강요" 맞받아친 北

기사승인 201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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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美北정상회담]

트럼프·김정은 회담 판은 안깼지만, 다시 벼랑끝 전술 들고나오나

볼턴, 미국으로 북핵 반출하고 ICBM·생화학무기 폐기 시사… 폼페이오가 보인 조건보다 강력
북한, 볼턴 3차례 거론하며 비난

'쪼개기 전술' 전문가 北 김계관, 미북 정상회담 전면에 재등장
트럼프는 회담 개최 질문에 침묵… 타협 땐 CVID 문턱 낮아질 우려
 

북한이 16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비핵화 발언 등을 문제 삼아 미·북 정상회담 재검토 입장까지 밝힌 데 대해 미국 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미·북 정상회담 성사는 여전히 희망적"이라면서 "우리는 계속 그 길로 갈 것이지만 동시에 힘든 협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해 왔다"고 했다.

CNN방송은 이날 백악관이 이 문제와 관련해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국방부 관계자 등이 모여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의 최종 판단은 하루쯤 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볼턴의 '리비아식 PVID'에 반발한 北

북한은 이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서 볼턴 보좌관의 실명을 3번이나 거론하며 비난했다. 특히 북한이 문제 삼은 것은 볼턴이 지난 13일 밝힌 비핵화 구상이었다. 당시 볼턴은 ①북한 탄도미사일과 생화학무기도 폐기 ②리비아처럼 북 핵무기를 미국으로 반출·폐기 ③'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PVID)' 후 대북 보상 시작 방침을 밝혔다. 비슷한 시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밝힌 것보다 훨씬 강도 높은 '핵·대량살상무기(WMD) 폐기 패키지'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북한에 평화와 번영으로 가득한 미래가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목표는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을 막는 데 있다"고 했었다.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막는 수준에서 타협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한데 볼턴이 허들을 확 높여버린 것이다.
 
멜라니아 병문안 다녀오는 트럼프
멜라니아 병문안 다녀오는 트럼프 -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위협한 15일(현지 시각) 백악관은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신장 수술을 받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문병한 뒤 백악관 집무실로 돌아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북한이 이날 볼턴의 '선(先) 핵 포기, 후(後) 보상 방식'과 '리비아 방식' 'CVID' '미사일·생화학무기 완전 폐기' 등을 거론하며 "격분을 금할 수 없다"고 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볼턴 개인에 대해 "이미 어떤 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는 비난도 따랐다. 지난 2003년 볼턴이 "김정일은 포악한 독재자"라고 말했을 때, 북한은 볼턴을 "인간쓰레기, 흡혈귀와 같은 자"라고 했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폼페이오는 중간 입장에서 얘기를 진행해 날짜를 잡았는데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들고 나와 북한 군부가 반발하는 것일 수 있다"며 "이를 수용하면 북한이 굴복하는 것이 되므로 미국에 '볼턴을 조용히 시켜라'는 주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북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할 듯

이날 김계관의 담화는 미·북 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고 했을 뿐 취소까지 가지는 않았다. 볼턴에 대한 비난 표현도 '사이비 우국지사(憂國之士)'라는 정도에 머물렀다.

김정일 시대 때 핵 협상을 단계별로 나눠 지리한 협상을 전개했던 것으로 악명 높았던 김계관의 등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살라미식 협상'의 대가인 김계관의 재등장은 '통큰 협상' 대신 디테일 싸움, 지연전술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입장 변화와 관련, "통보받은 것이 없다"며 "우리는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당장 미·북 회담이 취소되지는 않고 한동안 양국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북한의 취소 위협은 협상에서 값을 더 받으려는 전형적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 같다"며 "정상회담을 취소하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왔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비핵화 방법과 보상 순서 등을 놓고 미·북 간의 본격적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미국이 적당히 타협해서 '단계적 조치와 보상'을 허용해 주느냐, 계속해서 '일괄 타결과 조기 핵 반출'을 주장하느냐에 따라 미·북 정상회담의 성패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흔들기 전술이 먹힐 경우 미국이 설정한 북 비핵화의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김정은이 이달 7~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롄에서 2차 정상회담을 한 것도 북한의 태도 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김정은이 주한미군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종전선언도 남·북·미 3자로 하겠다니까 6년 동안 냉대하던 시진핑이 김정은을 두 번이나 만나줬다"며 "이번에는 중국이 원하는 한·미 연합훈련, 전략 자산, 주한미군 문제를 제기하며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7/2018051700206.html

조선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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