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조선DB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14일 첫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책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성격과 장성택 처형, 3층 서기실 등 북한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겼다.

태 전 공사는 저서에서 김 위원장의 성격을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표현했다.

그는 2013년 7월 재개관을 앞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전쟁기념관)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보고를 받은 김정은이 부리나케 달려와 아직도 물바다인 지하에 구둣발로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수백 명이 진화와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었는데 김정은은 '내가 그렇게 불조심하라고 했는데 주의 안 하고 무엇을 했느냐'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쌍욕을 했다"고 전했다.

태 전 공사는 또 2015년 5월 김 위원장이 자라양식공장을 현지 지도한 일을 언급하며 "새끼 자라가 거의 죽었다. 공장 지배인은 전기와 사료 부족을 이유로 들었으나 김정은은 '전기, 사료, 설비 때문에 생산을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넋두리'라고 심하게 질책했다"고 떠올렸다.

또 "김정은을 수행하던 고위 간부들도 고개를 떨군 채 지시를 받아쓰기에만 급급했다"며 "차에 오르면서 김정은은 지배인 처형을 지시했고, 즉시 총살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미국 대선 당시) 영국 APTN 통신과 인터뷰를 했다"며 "그가 '우리는 대화(트럼프 후보가 언급한 미북대화)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전쟁 때도 하는데 대화 못 할 이유는 없다'고 외무성이 작성해준 원고대로 말했지만 이도 역시 김정은의 분노를 사게 됐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보도가 나가자 김계관 외무성 1부상에게 "야, 그 늙은이(양형섭)가 내 승인도 없이 트럼프와 대화하겠다고 말할 수 있나. 나를 대표해서 말할 수 있는 권한을 누가 줬는가. 나는 조선의 지도자이고 트럼프는 대통령도 안 된 후보인데 같은 급이 아니다. 외무성이 그 늙은이한테 그리 말하라고 써줬는가"라고 질책했다고 전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이유에 대해 "김정은은 고모부에게 뿌리 깊은 원한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는 저서 제목이기도 한 '3층 서기실'의 존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태 전 공사는 " 3층 서기실은 기본적으로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신격화하고 세습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이라며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 주민들이 김씨 부자의 실체를 알게 되면 3층 서기실은 와해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2016년 대한민국 망명 후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4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4/20180514010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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