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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 트럼프·김정은 회담에 숨겨진 '지뢰'

기사승인 201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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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서 非核化 합의해놓고 1~2년간 이행 과정에서
北에 시간 벌어준 걸 깨닫고 '도돌이표' 돌아가는 것이 지뢰
 

강인선 워싱턴지국장
강인선 워싱턴지국장
5월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리기만 한다면 의외로 잘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완전한 비핵화까지는 모르겠고 북핵 문제가 해결된 듯한 착각을 주는 이벤트로서는 성공할 수도 있다. 워싱턴엔 급작스럽게 결정된 정상회담에 대한 우려와 회의가 여전히 먹구름처럼 드리워 있다. 하지만 최근엔 "성공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라는 특이한 두 지도자가 마주 앉는 것만으로도 '세기적인 이벤트'는 흥행에 성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두 정상은 어떤 형태로든 합의를 만들어내 성공한 정상회담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북핵문제 해결에 번번이 실패해온 역대 대통령들과는 다른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한다. 김정은과 담판해 비핵화 약속을 끌어냄으로써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는 강하고 파격적인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한다.

가능성은 낮지만 트럼프는 미·북 정상회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평양을 회담 장소로 원할 수도 있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비롯, 수십 대의 비행기가 평양에 날아들고, 수백명의 수행원과 경호원이 평양 시내 몇 개의 호텔을 통째로 사용하고, 성조기를 단 길고 긴 차량의 행렬이 평양 시내를 가로지르는 걸 평양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을지도 모른다. 북한에서야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 사정하러 왔다고 선전하겠지만 북한이 감당해야 할 압력과 부담도 만만찮을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김정은과 말이 안 통해 트럼프가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난다 해도 미국은 잃을 게 별로 없다는 것이 워싱턴 전문가들의 계산이다.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진정성을 시험하는 것만 해도 중요한 수확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합의하면 그 이상 좋을 수 없다. 하지만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 해도 미국은 그간 실행해온 제재와 압박, 군사 옵션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다.

상황은 대화 국면 이전보다 악화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김정은과 정상회담까지 했는데 그래도 해결이 안 되는 것은 북한 잘못이지 미국 잘못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한국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오해해 잘못 전달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고 한국 탓을 할 수도 있다.

초강경파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과 역시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등장한다고 해서 트럼프의 대북 정책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폼페이오는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북한 문제에 깊이 개입해 왔고, 볼턴 역시 국가안보보좌관 내정 전부터 백악관과 교류가 있었다. 게다가 아무리 유능해도 참모일 뿐,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한다.

지금 거론되는 비핵화 로드맵은 문제 해결 초입에서 트럼프·김정은이 만나 비핵화와 안전보장 등 본질적 문제에 대해 큰 틀에서 타협하는 것이다. 과거 핵협상과 달리 정상 간 합의가 먼저 이뤄지는 '톱 다운' 방식이다. 이후 이행 과정은 1~2년쯤 걸릴 것인데, 관건은 그 1~2년이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순탄할 리가 없다고 본다.

최악이지만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미· 북 정상회담 직후엔 성공이라며 팡파르를 울렸는데, 1~2년 이행 과정에서 갈등이 생겨 완전한 비핵화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시작만 달랐을 뿐, 실패한 과거의 북핵 합의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때 가서야 또 북한에 시간만 벌어줬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도돌이표'라는 지뢰는 정상회담 이후 과정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05/2018040503312.html

조선 @chosun.com

<저작권자 © NK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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