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임진강 너머로 북한 초소. /연합뉴스

북한이 ‘건군절’을 4월 25일에서 2월 8일로 변경한 것을 두고 김정일 노동당 위원장이 김일성·김정일 시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체제를 세우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2월 8일을 조선인민군 창건일로 할 데 대한 결정서를 22일 발표하였다”며 “김일성 동지께서 조선인민혁명군을 정규적 혁명무력으로 강화 발전시키신 주체 37(1948)년 2월 8일을 조선인민군 창건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건군절을 2월 8일로 변경한 것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군사관, 전쟁관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집권 후부터 전략무기를 강조했다. 핵무력완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체제에 차별화를 두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정규군을 창설한 1948년 2월 8일을 건군절로 기념해오다가 1978년부터 조선인민혁명군 창설일인 4월 25일을 군 창건일로 여겨왔다. 조선인민혁명군은 김일성 주석이 항일무장투쟁을 위해 노동자, 농민, 청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1932년 4월 25일 창건했다는 항일 무장군사조직이다.

하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뒤부터 북한은 실제 정규군이 창설된 2월 8일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 날짜에 맞춰 군 부대를 방문해 훈련을 독려하고 정규화된 혁명군대, 강력한 민족군대 건설 등을 강조하고 나서는 모습을 종종 보인 것이다.

정 실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집권 이후 김일성, 김정일의 후광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이제는 그 후광에 의존하지 않고 정통성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김정은이 과거에 기대지 않고 항일무장투쟁 전통을 기반으로 하기보다 독자적인 자신만의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23/2018012301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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