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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철] 평창 아닌 '평양 올림픽' 될라

기사승인 20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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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철 스포츠부 차장
강호철 스포츠부 차장

저조한 올림픽티켓 예매와 숙박 바가지요금 등 '악재와의 전쟁'을 벌였던 평창이 모처럼 호재를 만났다. 북한이 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초청하기 어려운 상대인 북한의 출전은 올림픽에 분명히 긍정적인 요소이다. 안전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고, 흥행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강원도 횡계에 외국인 손님을 위해 한시적으로 양식 레스토랑을 차린 한 개인사업자는 "그동안 문의만 해오고는 올지 말지 고민하던 외국인들이 앞다퉈 예약을 확정하고 선금까지 주겠다고 나설 정도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했다.

하지만 확실히 할 게 하나 있다. 한 핏줄을 나눈 민족이 개회식 때 나란히 손잡고 공동 입장하더라도 한반도기(旗) 때문에 태극기를 포기할 이유는 없다는 사실이다. 한반도기와 태극기, 그리고 북한 인공기가 함께 입장하는 방법도 있지 않은가. 평창 행사의 주인은 한국이다.

북한에 동포애를 발휘해 따뜻하게 대해줘야겠지만, 과도한 '외사랑'은 주위에 불쾌감과 박탈감만 안겨준다.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때 일이다. 당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라는 단체가 강원도의 도움을 받아 공동응원단을 구성했다.
지난 2005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경기대회 때 방문했던 북한 응원단 모습. 지금은 김정은의 부인이 된 리설주(맨 오른쪽)의 모습도 보인다. /조선일보 DB
하지만 이들은 북한의 모든 경기(競技)에 목청 터지라 응원하면서도 한국 경기는 '남의 나라 경기' 보듯 했다. 북한 경기가 끝나고 한국 경기가 다음에 있어도 외면한 채 썰물처럼 경기장을 떠나기도 했다.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은 "차라리 공동응원단이 아니라 북한 응원단이라고 했으면 우리 선수들이 서운해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다시 한국 땅을 밟을 북한 응원단에 대한 과도한 관심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일사불란한 응원전을 펼치는 북한의 젊은 여성 응원단에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미녀'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북한이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출전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응원단도 오나"라며 잿밥에 먼저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때 김정일 초상화가 그려진 플래카드가 비에 젖은 모습을 보곤 울부짖던 그들을 우리는 '아이돌 걸그룹' 대하듯 했다. 남북한이 처음 국제대회에 공동 입장한 지 18년, 응원단이 처 음 한국 땅을 밟은 지 16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적당한 관심은 좋지만, 쓸데없는 환상과 집착은 식상한다.

2015년 평창(Pyeongchang)과 평양(Pyongyang)을 혼동하는 바람에 한국이 아닌 북한에 갔다가 진땀 뺀 외국인 얘기가 아직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잘못하면 주객(主客)이 전도(顚倒)돼 평창올림픽이 '평양 올림픽' 신세가 될 수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1/2018011103552.html

조선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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