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들었다고 알려진 대대장(중령)이 당시 상황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20일 “대대장 등 3명이 포복으로 접근해 귀순자를 옮긴 것이 사실”이라고 재차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병사 귀순 당시 우리 군 병력으로 엄호하면서 대대장 등 간부 3명이 포복으로 접근, 귀순자를 안전지역인 자유의 집 측후방으로 20m 정도 끌어냈다”고 밝혔다.

JSA 대대장의 영웅담이 본격적으로 퍼진 것은 15일 한 매체가 보도한 기사 때문이다. 이 매체는 당시 대대장이 “차마 아이들을 보낼 수는 없었다”며 병사들 대신 JSA로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는 대대장이 “즉각 부사관 중에서 행동이 민첩한 중사 2명을 대동, 낮은 포복으로 북한군 병사에게 접근해 구조해냈다”며 “북한군이 발포한다면 그야말로 즉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러나 “차마 아이들을 보낼 수 없었다”는 기사의 제목 때문에 마치 대대장이 혼자 구조한 것처럼 받아들인 독자들도 많았다. 이 기사 내용이 알려지면서 네티즌으로부터 대대장의 영웅적 행동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YTN은 19일 당시 병사의 구조 장면이 담긴 열감시장비(TOD) 영상에는 대대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하면서 귀순 병사 구조 과정에서 대대장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귀순 병사를 구조하기 위해 포복으로 접근한 건 대대장이 아니라 부사관 2명이었다는 것이다. “군 당국이 북한 병사 귀순 당시 초동 대치 미흡을 숨기기 위해 JSA 대대장의 미담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의혹이 확산되자 국방부는 20일 브리핑을 열고 “대대장 등 3명이 포복으로 접근해 귀순자를 옮긴 것이 맞는다”고 재확인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분명히 다시 한 번 말씀 드리면, 우리 군 대대장 등 간부 3명이 포복으로 접근해 귀순자를 안전 지역으로 끌어낸 다음 차량으로 후송했다”며 “국회 보고에서 합참 작전본부장이 설명한 내용 그대로”라고 밝혔다.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초소에서 귀순한 북한군 하급전사(병사)가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독자제공(뉴시스)


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대장도 (귀순자를) 같이 끌어낸 게 맞는가’라는 질문에 “네, 현장에 있었다”며 “현장에 있었고 자세한 내용은 추후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답 했다.

그는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대대장 지휘 하에 간부 2명을 포함해 3명이 현장에서 구조를 한 것”이라고 거듭 확인하고 “조사 결과 (발표) 때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변인은 대대장이 직접 귀순자를 후송한 것은 지휘 임무를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휘 조치에 관련된 부분은 추후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0/2017112001383.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