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은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핵 도발과 관련된 ‘레드라인(red line·한계선)’ 개념을 제시한 데 대해 “비현실적인 인식이다”,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레드라인에 대해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고 수준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야 할 군사적 레드라인의 내용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하고 아주 큰일 날 말씀”이라며 “핵탄두 탑재 ICBM의 완성은 미국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북한은) 지금 ICBM 말고도 많은 공격 미사일 수단을 가졌는데,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보면 비현실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북한이 핵탄두 탑재 ICBM을 완성한다면 우리에겐 이미 한참 전에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이라며 “절박한 안보 대책에 대해 남의 나라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선(오른쪽)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자당(自黨)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레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개념화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제시한 레드라인) 그것은 미국 입장에서 레드라인이 될 수 있지만,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무장 상황까지 도달한 시점에서 레드라인 개념은 다르다”며 “이미 임계점에 도달하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뭔지 모르겠다. 전쟁이 없다는 말 한마디면 무조건 전쟁이 없어지고 북한 비핵화가 실현될 수 있느냐”라고 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 발사 시험, 핵탄두를 결합하지 않은 단독 실험을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ICBM에 핵을 탑재하기 전이라도 북한이 노동이나 무수단 미사일에 핵을 탑재해서 공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는 이미 대한민국에 대한 레드라인은 넘은 것 아니냐”라며 “이밖에도 레드라인 이전에 추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또 레드라인을 넘는 경우에 어떻게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 표명이 없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8/20170818012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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