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괌 포위사격' '화염과 분노' 설전 일주일만에 첫 언급
"北 위협 즉시 중단… 美 냉정하고 책임있게 대응하리라 확신"
"대한민국 국익이 최우선… 한반도에서 두번 다시 전쟁 안돼"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촉발된 한반도 긴장 상황과 관련,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 점은 우리와 미국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의 원칙은 확고하다.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고, 대한민국의 국익은 평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 이후 격렬해진 미·북 간 ‘말싸움’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격분한 북한이 '미국 본토 불바다' 발언을 시작으로 '괌 포위 사격' 같은 구체적 공격 위협을 가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라는 표현으로 맞받았다.

문 대통령은 미국 정부를 향해 "한미 동맹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동맹"이라며 "미국 역시 현재의 사태에 대해 우리와 같은 기조로 냉정하고 책임있게 대응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는 무력으로 오지 않는다. 평화와 협상이 고통스럽고 더디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개적으로 미국에 '냉정' '책임' 등을 요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서는 "북한은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도발과 위협적 언행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남북간 교류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우리 민족의 밝은 미래를 함께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달 밝힌 북핵 폐기를 전제로 한 '베를린 구상'을 다시 제안한 것이다. 북한은 정부 차원의 이 제안을 계속 거부하며 미국과 설전만 주고받는 상태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미국 등 주요국과 협력해 이런 상황이 심각한 위기로 발전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분명히 약속 드린다. 위기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유사시 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이번 상황에 대한 언급을 공개석상에서 피해왔다. 국내 정치권에서 이에 대한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북한과 미국의 말싸움 와중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개입하는 것이 옳은가"라며 대통령발(發) 메시지의 시점과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4/20170814015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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