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016년 성장률 3.9%…1999년 이후 최고치

북한의 지난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3.9%로 1999년(6.1%)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1% 마이너스 성장한 데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교역이 활성화된데다, 민간의 경제 활동을 풀어주면서 시장화가 진전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6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3.9%였다. 북한이 3%대 성장률을 보인 것은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다만 -1.1% 마이너스 성장한 2015년과 합쳐 2년 간 연 평균 성장률을 계산하면 1.3%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첫 3년(2012~2014년)간 연 평균 성장률 1.1%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북한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가장 원인은 대중 원자재 수출 증가다. 북한의 대외교역은 지난해 65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2015년 전년 대비 17.9% 쪼그라든 62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에서 회복한 것이다. 광업 생산은 석탄, 납, 아연 광석 등의 생산이 늘면서 8.4% 증가했다.

계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던 전기가스수도 생산은 22.3% 급증했다. 강창구 한은 경제통계국 차장은 “전력 생산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2015년 가뭄으로 인한 수력발전량 저하 문제가 해결 됐고, 석탄 발전량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생산은 4.8% 늘었다. 1999년(7.9%)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2015년 -3.4% 마이너스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연 평균 증가율은 0.6%다. 2016년 중화학 공업은 1차 금속, 석탄 기반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 증가로 6.7% 증가했다. 경공업도 대중 가공 무역이 늘어나면서 1.1% 성장률을 기록했다. 교역 감소에 따른 급격한 제조업 위축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농림어업 생산도 2.5% 증가하며 2015년 마이너스 성장(-0.8%)에서 벗어났다.



북한 2016년 성장률 3.9%…1999년 이후 최고치

북한은 외화 및 자본재 획득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 연구 기관들은 2016년 북한의 대중 교역이 2014~2015년 하락세에서 벗어났다고 분석한다. KDI(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의 대중 무역은 58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7% 늘었다. 수출은 6% 증가한 26억달러, 수입은 8.3% 증가한 32억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대외 교역량이 늘어난 원인에 대해 이석 KDI 선임연구위원은 “대북 제재에서 초점을 맞췄던 무연탄 등의 수출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자원 수출 가격도 상승세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대중 교역의 40%를 차지하는 무연탄의 경우 북한은 러시아산이나 오스트레일리아산 대비 63~66% 정도로 수출하고 있다. 의류 등의 가공 무역도 빠르게 늘고 있다. 평양 외곽 지역의 의류 공장은 지속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접경 지역의 보세 무역 비중도 전체 대중 교역의 30~40%를 차지할 정도다.

특히 KDI는 지난해 북한 식량 생산이 전년 대비 약 7%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2014~2015년 상대적으로 정체 내지 하락 추세였던 식량 생산이 다시 늘어난 것은 북한 경제를 둘러싼 환경 요인이 양호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식량 증산에 성공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달러화를 중심으로 한 시장 경제가 반(半) 공식화되면서 북한 경제의 자생적인 성장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전문가들은 제기한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내부에서 달러화를 통한 상품, 서비스 교환을 인정해주면서 달러화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시장 경제가 크게 확대됐다는 얘기다. KDI는 “현재의 북한경제는 달러를 중심으로 하는 경화에 의해 움직이고 있으며, 시장원리가 지배적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경제적 역할은 상대적으로 부차적이거나 매우 제한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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