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CNN "北을 核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면 불법 자금부터 막아야"

"수십억 요트 타고 선물 뿌리며 국제 제재 속에서도 호화 생활"
전문가 "北 검은돈 흐름 막는 일,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어려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105주년 생일 기념 열병식에 최신형 검은색 벤츠를 타고 등장했다. 그는 길이 50m에 달하는 영국제 호화 보트 '프린세스 95 MY'도 소유하고 있다. 작년 겨울에는 마식령스키장에서 스키대회까지 열었다. CNN은 21일(현지 시각)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아랑곳없이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며 "김정은을 핵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해선 (호화 사치품을 사들이는) 그의 쌈짓돈부터 추적해 차단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2014년에 나온 유엔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12년 한 해에만 해외에서 사치품을 사들이는 데 6억4580만달러(약 7375억원)를 썼다. 그해 북한 총수입액 39억3000만달러의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러한 막대한 규모의 사치품 구매에 필요한 돈은 주로 김정은의 '돼지 저금통(piggy bank)'에서 나온다"고 했다.
 
김정은 사치품 비용
김정은은 전 세계에서 각종 불법행위를 통해 긁어모은 '검은돈'으로 자신의 돼지 저금통을 채우고 있다. 북한은 은행 해킹, 무기 판매, 마약 거래, 화폐 위조, 멸종 위기 동물 밀반입까지 다양한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2008년 미 의회 조사국 보고서는 "북한이 해외에서 버는 불법 자금은 매년 5억~10억달러에 달한다"고 했다.

이렇게 조성된 돈은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쓰이기도 하지만, 김정은의 개인 금고나 비밀 은행 계좌에도 흘러들어 간다. 김정은은 이 돈으로 당·정·군 간부들에게 승용차와 고급 시계 등을 선물하며 그들의 충성심을 유도하는 '선물 정치'를 펴기도 한다. 작년 5월 노동당 7차 대회 때도 간부들에게 100여 개의 스위스제 손목시계를 돌렸다.

지난 15년간 북한의 불법 자금 조달 방법을 연구해온 시나 그레이튼스 미주리대 교수는 "북한에 대한 무역 제재보다 김정은의 개인 돈줄을 차단하는 것이 북한 정권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입히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돼지 저금통을 채우는) 검은돈의 흐름을 막는 일은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에서 두더지가 어느 구멍으로 나올지를 예측해서 망치로 정확하게 머리를 때리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CNN은 전했다.

그레이튼스 교수는 "북한 정권은 (불법 자금을 마련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데 매우 능하다"고 했다. 북한의 이런 능수능란한 적응력(ability to adapt)을 저지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CNN은 보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3/20170623001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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