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내려간 文 대통령, NSC 소집 지시… 上京은 안해]

560㎞까지 치솟아 500여 ㎞ 비행… 새벽 아닌 휴일 오후 발사 이례적
대북 압박에도 미사일 개발 의지
 

합동참모본부는 21일 "북한이 21일 오후 4시 59분쯤 평남 북창 일대서 동쪽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비행거리는 500여 ㎞"라고 밝혔다. '북극성 2형' 중거리 미사일(최대 사거리 2500~3000㎞) 계열로 추정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탄도 미사일 발사로 관련국들의 도발 중단 요구를 묵살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휴식 차 경남 양산 자택에 내려가 있던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에 머물면서 전화를 통해 관련 보고를 받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소집을 지시했다.
 
北 일주일만에 또 탄도미사일 도발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최대 고도 560㎞, 비행거리 500여 ㎞를 기록해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1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이후 일주일 만이다. 미 백악관 관리도 이날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지난 2월 평북 구성에서 발사된 북극성 2형 미사일은 최대 고도 550㎞, 비행거리 500여 ㎞를 기록했는데, 이날 미사일도 이와 흡사한 비행 궤적을 보였다. 북극성 2형 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을 지대지(地對地)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고체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동식 궤도형 발사대에서 즉각 발사가 가능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지시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오후 6시부터 NSC 상임위를 열어 대응에 나섰다. 이날 경남 양산의 자택으로 내려간 문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 8분 후인 오후 5시 7분 정 실장으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은 뒤 NSC 상임위 소집을 지시했고, 오후 6시 27분까지 모두 5차례의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그러나 연차 휴가를 내고 22일에도 현지에 머물 예정인 문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을 유선으로 지시하고 청와대로 돌아오지는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돌아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가안전보장회의, 합참 그리고 외교부로부터 충분히 보고를 받았고 관련 부처들이 잘 대처하고 있다"며 "대통령도 현지에서 즉각 보고받고 추가적 상황에 대해서도 지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야간이나 새벽이 아닌 휴일 오후에 발사한 것도 이례적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자체 미사일 개발 로드맵에 따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한국 새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미사일 발사는 며칠 전부터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날 단행된 국가안보실장 등 우리 정부 인사와의 관련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동해상에서 극히 이례적으로 미 항모 2척이 합동 훈련을 벌이는 것에 대한 무력시위일 가능성도 있다"도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22/2017052200153.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