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해에서 열린 한미 양국 해군 연합훈련에서 미 해군 웨인 메이어함이 작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서해에서 열린 한미 양국 해군 연합훈련에서 미 해군 웨인 메이어함이 작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북한 인민군 창건일을 맞아 북한이 최대 규모의 화력훈련을 실시하고, 한·미 양국군은 동해와 서해, 남해 등 국토를 둘러싼 3면의 바다에서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이지스 구축함을 동원, 함포사격을 포함한 해상훈련에 돌입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북·중 접경에 10만 병력을 배치하고 경계 수준을 2급 전비태세로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에 따르면, 한미 양국 해군은 25일 서해에서 함포사격을 포함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미국 이지스 구축함인 ‘웨인 E. 메이어함’(DDG-108)은 이날 한국 해군의 주력 구축함인 4400t급 왕건함과 서해에서 전술 기동훈련 및 함포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왕건함은 적의 레이더 탐지 확률을 줄인 스텔스 기법이 함정 전체에 적용된 것은 물론, 하푼 대함미사일과 RAM 대공미사일, 슈퍼링스 헬기 1대 등이 있어 대잠수함과 대공 작전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구축함이다.

9200t급인 웨인 메이어함은 미 해군의 전략 무기로 사거리 2500km에 달하는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비롯해, 시스패로 함대공 미사일 등이 장착돼 있다. 유사시 바다에서 지상에 있는 북한군의 핵심 요새를 파괴할 수 있다.
 

미 해군 7함대의 핵잠수함 미시간호가 25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뉴시스
미 해군 7함대의 핵잠수함 미시간호가 25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뉴시스

같은 날 오전 부산항에는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호가 들어왔다. 미 해군 잠수함 중 가장 큰 ‘오하이오급’인 미시간호는 최대 사거리가 1600㎞에 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154발 탑재하고 있고, 3~4개월간 물 위로 나오지 않고서도 작전이 가능하다. 또 특수전 요원 60명도 탑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를 필두로 한 이른바 ‘칼빈스 항모전단’은 이달 말 동해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 지난 23일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하며 북상한 칼빈슨호는 26~27일경 동해 인근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항모전단에는 또 이지스 구축함 2대, 미사일 순양함 1대 등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 군함은 북한 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한편, 발사 즉시 요격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국방부는 “북한군 창건일인 25일을 계기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하는) 차원”이라고 이번 훈련의 의미를 밝힌 바 있다.

이와 별도로 한미 양국 육군은 지난 13일부터 통합화력격멸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작년 5월 한국군에 실전 배치된 아파치 헬기가 공개적으로 첫 훈련을 하는 것을 비롯, K21 장갑차, F-15K 전투기 등 한국의 주력 무기와, 주한미군의 A-10 전투기와 브래들리 장갑차 등이 위력을 과시한다.

한미 양국의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연합 훈련에도 불구하고, 북한 측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면서 핵실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북한은 25일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대규모 장사정포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했다. 동해 지역 주요 군사항구가 있는 원산 지역에는 이날 포 400여문이 집결돼 화력을 과시했다.

합동참모본부 측은 “북한이 오늘 대규모 화력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훈련을 참관하며 군인들을 독려했다고 전해졌다.

북한은 실제로 평양~원산을 잇는 이른바 전방 지역에 240㎜ 방사포와 170㎜ 자주포를 대거 전진배치했다. 야포와 방사포가 수천여문에 이르며, 최장거리 방사포인 300㎜도 10여문이 최근 실전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군은 지난 15일 북한은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 105주년을 기념해 지난 15일 열린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9일 북한 기관지 노동신문은 "정세를 폭발 국면에로 몰아감으로써 북침 핵전쟁의 불집을 기어코 터뜨리려는 흉악한 속심이 비껴있다"고 한미 양국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인바 있다.

중국 당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날리는 한편, 북중 국경 지역에 군사력을 전면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25일 사설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다면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을 것이고, 북한 전 산업 영역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군은 지난 15일부터 ‘2급 전비 태세’에 들어가고 북중 국경지역에 군인 약 10만여명을 전진 배치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2급 전비태세는 부대원의 외출을 금지하는 것과 무기 준비를 강화하는 등을 포함하며, 총 3단계 전비 태세 중 두 번째다. 1급 전비태세는 전쟁 발생 진전의 대기 상태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24일(현지시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도발에 나선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맞대응 의사를 시사한바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25/20170425020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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