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추진체, 완성단계 진입… 1·2·3단 분리기술은 안정적 수준]
재진입때 탄두부 온도 7000도
표면이 고온에 깎여 나가는데 고르게 깎이게 하는 게 핵심기술
지금 추세면 몇년후 ICBM 완성
◇1차 추진체 완성 단계…2개 묶으면 ICBM
ICBM급 미사일을 만들려면 ▲추진체 기술 ▲1·2·3단(段) 추진체 분리(단 분리) 기술 ▲재진입체 제작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북한은 1998년 이후 6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추진체 기술과 단 분리 기술 확보에 주력해왔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6차례 시험 발사를 거치며 북한의 단 분리 기술은 안정적인 수준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지난 18일 실시한 엔진 연소 실험은 추진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엔진 연소 실험은 김정은 집권 이후 부쩍 늘어 총 수십 차례에 달한다"며 "북한은 이 가운데 기술적 진보가 뚜렷한 실험 결과를 골라 작년부터 대대적으로 선전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특히 이번 실험을 통해 북한의 1차 추진체 기술도 완성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 전문가들은 북한의 작년 엔진 실험과 이번 실험을 비교한 결과, 신형 엔진의 추력(推力·추진력)이 약 100tf(톤포스·1tf는 1t을 떠받쳐 버틸 수 있는 힘)로 작년 9월 공개된 엔진(80tf)보다 성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엔진 화염이 훨씬 진해진 점, 자세제어용 보조엔진(4개)이 장착된 점 등이 이 같은 판단의 근거다. 한 전문가는 "80tf의 엔진은 3~4개를 묶어야(클러스터링) ICBM용 1단 추진체로 쓸 수 있는데 100tf가 넘으면 2개만 묶어도 될 것"이라고 했다.
◇재진입 기술, 쉽진 않지만 시간문제
재진입 기술 확보는 북한이 ICBM 완성을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이다. 대기권을 벗어난 ICBM 탄두부가 우주 공간을 비행하다 표적을 향해 낙하하며 대기권에 다시 들어갈 때 발생하는 엄청난 열과 압력을 견디는 게 재진입 기술의 핵심이다.
사거리 1만㎞가 넘는 ICBM급 장거리미사일의 경우 대기권 재진입 시 속도는 마하 24, 탄두부 온도는 섭씨 6000~7000도까지 올라간다. 이 온도에선 탄두부가 고체·액체·기체도 아닌 플라즈마 상태(원자핵과 전자가 따로 움직이는 '제4의 물질')가 돼 순식간에 표면이 깎여 나가는 '삭마 현상'이 발생한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탄두 보호도 중요하지만 표면이 균일하게 깎이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게 되지 않으면 탄두가 엉뚱한 데 떨어진다"고 했다.
북한은 작년 3월 대기권 재진입 환경 모의시험에 성공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당시 실험 환경을 섭씨 1500~1600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섭씨 7000도에 달하는 실제 대기권 재진입 때 환경과는 거리가 멀어 삭마 현상을 제대로 실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최고 난도의 재진입 기술을 당장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핵·미사일 총력전을 계속한다면 몇 년 후면 IC BM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ICBM 능력 확보를 위해 '핵·경제 병진 노선'을 국시(國是)로 채택하고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정권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왔다. 30~40년에 달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역사에서 6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 3차례, 5차례의 핵실험 중 3차례가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이뤄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21/20170321003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