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김정남에 자금 지원 등 오랜 친분
작년 北으로 소환돼 조사받아… '김정남 라인' 제거 분위기속 생존
정보당국 "암살에 연관… 추적중", 北에 金의 동선 알려줬을 가능성

 

 
 

우리 정보 당국이 '한훈일'이라는 이름의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무역상이 김정남 암살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 관련 내용을 추적 중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김정남은 한훈일이 관리해온 비자금을 정리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갔고, 이 과정에서 한씨를 통해 김정남 동선(動線) 정보가 북측에 샜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내 북한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한훈일은 나이가 70대 중반으로 30년 넘게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면서 북한의 동남아 지역 외화 벌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며 "말레이시아에 사업차 드나들던 김정남과는 거점을 관리해주고 자금을 지원해주면서 오래전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김정남과 맺은 이런 관계가 문제가 됐고, 이 때문에 지난해 북한에 불려 들어가 조사받았다고 한다. 북한 소식통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2011년 이후 중국에서 김정남에게 편의를 제공했던 주재원들을 처형하는 등 '김정남 라인'은 모두 제거되고 있다"며 "하지만 한훈일은 김일성·김정일 생일 때마다 수만달러씩 충성 자금을 상납해왔고, 말레이시아 고위층과도 친분이 두터운 오래된 거물이라서 그런지 조사만 받고 말레이시아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한훈일의 아내가 김일성의 부관을 지낸 빨치산 출신 김명준의 딸인 점도 참작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고모부, 형까지 가차 없이 제거하는 김정은이 한훈일을 살려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정보 소식통은 "한훈일이 살아남는 대가로 김정남과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고, 이번에 북한이 김정남을 암살하는 과정에서도 정보를 제공하는 등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소 식통들에 따르면 한훈일은 군사 첩보 요원을 양성하는 압록강대학 출신으로 1980년대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군사 교관으로 파견됐다가 전역 이후 노동당 소속으로 말레이시아에 파견돼 30년 넘게 외화 벌이 사업을 해왔다.

금융 사업, 인력 송출, 건설 사업 수주, 무기 판매, 부동산 사업, 고무 수입, 원유 수입 등을 통해 북한에 자금을 조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17/20170217002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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