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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 '살려달라' 편지썼지만… "한국 망명說 돌자 제거된 듯"

기사승인 201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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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왜 암살됐을까… 국정원 "김정남은 반드시 처리돼야할 김정은 5년의 '스탠딩 오더'"

- 국정원은 "망명시도 없었다"
"2012년초 김정은의 지령 이후 오랜 노력의 결과로 집행된 것"
- 김정남, 2012년 김정은에 편지
"나와 가족 응징명령 취소해달라, 도망갈 길은 자살뿐임을 안다"
당시 MB정부의 망명 타진도 거절
- 외교가 "이달초 망명 시도한 정황"
고위급 탈북자 "쉬운 표적인데 5년간 지령 실행 못했을리 없어… 김정남도 망명 등 살길 찾았을 것"
 

국가정보원은 15일 국회 정보위 브리핑에서 "김정남 암살은 5년 전 김정은 집권 이후 '스탠딩 오더(standing order·취소 때까지 유효한 지령)', 언젠가는 반드시 처리해야 할 명령이었다"며 "2012년에 본격적인 암살 시도가 있자 김정남은 같은 해 4월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는 서신을 발송했다"고 보고했다. 김정남의 망명시도설에 대해서는 "그런 건 없었다"고 했지만 외교가에선 "김정남이 이달 초 신변 위협을 느끼고 한국 망명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김정은이 김정남을 없애기로 결심한 결정적 계기가 있는지 분석 중"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망명 시도 없었다"는데…

 

 

   
▲ 피살된 김정남이 지난 2010년 6월 마카오에서 국내 언론과 인터뷰할 당시 모습. /중앙선데이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간담회에서 '김정남의 망명 시도가 있었느냐'는 정보위원들의 질문에 "특별한 망명 시도나 요청은 없었고 이전에도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암살은 김정은이 집권 직후인 2012년 초 내린 지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오랜 노력의 결과 실행된 것이지 암살 시점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오랜 '스탠딩 오더'가 집행된 것"이라며 "김정남이 통치에 위협이 된다는 계산적 행동이라기보다는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고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국정원 1차장을 지낸 남주홍 경기대 교수도 "김정은은 피해망상이 심각하고 중요한 결정을 충동적으로 내리는 일이 잦다"며 "암살 지령도 그런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정원의 설명엔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고위직 출신 탈북자 A씨는 "수령이 직접 내린 '1호 지령'을 북한 공작 기관들이 5년간 이행하지 못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더구나 김정남은 별다른 경계심이나 경호원 없이 식당·카지노 등 공공장소를 다니는 '쉬운 표적'이었다. 만약 5년간 실행하지 못했다면 직무 유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국정원 설명대로 2012년부터 암살 시도가 있었다면 당연히 망명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살길을 찾았을 것"이라며 "망명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는 것이 오히려 불필요한 의혹을 사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김정남은 2012년 암살 미수 사건을 겪은 뒤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는 내용의 편지까지 보낼 정도로 신변 위협을 걱정했다. 이 편지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응징 명령을 취소해달라. 저희는 갈 곳도 피할 곳도 없다. 도망갈 길은 자살뿐임을 잘 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달 초 '김정남 망명 시도설' 돌아

이런 이유 등으로 상당수 북한 전문가는 "김정남의 정치적 영향력은 '제로'나 마찬가지인데 굳이 암살이란 방식으로 제거해야 했다면 그럴 만한 긴급한 사안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남이 망명을 시도해 김정은이 그것을 막고자 암살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이복형 암살 뒤 처음 모습 드러낸 김정은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5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16일) 75돌 기념 중앙보고대회에 참석했다.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뒤 이날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은 행사 내내 어둡고 굳은 표정이었다. /조선중앙TV

 

실제 이달 초 외교가엔 "김정남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몇몇 측근 외교관과 함께 한국 망명을 준비 중"이란 소문이 돌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도 "그런 첩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전직 공안 기관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김정남에게 '남한에 오는 게 안전하지 않겠느냐'며 망명을 타진했으나, 김정남이 가족 문제 등 때문에 거절했던 적이 있다"면서 "김정남이 최근 다시 우리 측과 망명 의사를 교환하다가 북한 정보망에 포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 야당 정보위원은 "우리나라에서 시도했던 망명 공작이 실패한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가능하다"며 "국정원으로선 사실이라 해도 부인할 수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김정남이 망명을 시도한 게 사실이라면 최근 국제 정세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정원 국장 출신 B씨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를 향해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거론하며 '역할을 하라'고 매우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이라며 "중국이 북한의 사회주 의 체제는 그대로 두고 김정은만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고, 이 경우 김정남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김정은이 김정남을 소환 또는 제거하려 했다면 김정남도 위협을 느끼고 긴급 망명을 시도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일부 탈북자와 북한 소식통은 "김정남이 북한 당국의 소환 명령에 응하지 않아 살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16/2017021600304.html

조선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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