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외 과시용으로 건설… 70층 주상복합 시설 등 들어서
4월 김일성 생일까지 완공 목표… 공사 서두르다 사상자 생긴 듯
 

북한 노동신문은 이달 초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평양 '려명거리' 건설 현장을 방문한 사진을 실었다. 당시 신문은 최룡해가 "현장 시찰을 했다"고만 전했으나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건설 현장에서 구조물 붕괴 사고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보고를 받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사고 수습과 함께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즉각 최룡해를 보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사고 뒤처리를 위해 정권 2인자를 현장에 급파할 정도로 김정은의 려명거리에 대한 집착은 유별나다"고 했다.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앞줄 가운데)이 평양 려명거리 건설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뒤쪽으로 건설 중인 고층 건물들이 보인다. 최룡해는 구조물 붕괴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려명거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앞줄 가운데)이 평양 려명거리 건설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뒤쪽으로 건설 중인 고층 건물들이 보인다. 최룡해는 구조물 붕괴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려명거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

지난해 3월 김정은이 직접 건설 계획을 밝힌 려명거리는 국제사회 대북 제재의 무용론을 선전하기 위해 평양에 조성하고 있는 북한판 신도시다.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있는 평양 대성산 구역 금수산궁전과 용흥네거리 사이 부지에 북한에서 가장 높은 70층대 초고층 아파트를 포함해 김일성대학 교육자·과학자들을 위한 주택 44동(4804가구)과 학교·탁아소·유치원 등 편의 시설 28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북한 일반 주민의 삶과 동떨어진 려명거리의 화려함을 꼬집어 '평해튼'(평양+맨해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려명거리는 당초 지난해 말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해 9월 함경북도 지역의 대규모 수해와 자재난 등으로 인해 완공이 미뤄졌다. 데일리NK는 "려명거리 건설 자재를 충당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냄비와 연탄집게, 부지깽이 등 살림 도구까지 바치라는 강요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올 초 김정은은 려명거리 건설 현장을 방문해 올해 김일성 생일(4 월 15일)까지 완공을 지시했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정해준 공사 기일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속도전을 벌이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 했다. 최경희 한양대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려명거리 건설에 공을 들이는 것은 대북 제재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한 의도"라며 "특권층만을 위한 전시용이지 전체 민생을 생각하는 사업은 아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11/2017021100215.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