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정당성 주장 포석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은 23일 중국과 러시아의 국방력 강화 움직임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배전략에 따른 핵위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핵 무력 고도화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자주권수호를 위한 국방력 강화 조치'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미국의 무력증강과 핵위협 공갈, 침략책동은 그 어느 때보다 노골화되고 있다. 이에 많은 나라들이 국방력 강화의 길로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로씨야(러시아)가 무력 현대화에 선차적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올해 로씨야전략로케트군은 10여차례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비롯해 150여차례의 지휘참모 및 전술, 특수훈련을 진행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은 이미 미국 동부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5,000㎞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동풍-41'의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미사일은 신강위구르자치구에서 30분 내에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러한 주변국들의 군비 경쟁이 미국 때문에 촉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지배전략은 곧 이 지역에 대한 무력증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로 하여 아시아태평양지역은 세계 최대의 열점지역으로, 군비경쟁의 난무장으로 되었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에서 ICBM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히며 시험발사 준비를 기정사실화 한 상태다.

그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등의 나라에서도 ICBM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고,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침으로써 향후 자신들의 ICBM도 '자주권 수호' 차원이라는 식으로 정당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은 이날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의 대외정책적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도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나감으로써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수호하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의 변함없는 대외정책적 입장"이라고 선동했다.

또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의 핵위협공갈과 전쟁연습소동이 계속되는 조건에서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강화해 국가의 평화와 안전을 지켜내고, 세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적극 기여하려는 것은 당과 공화국정부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밝혔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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