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2+2 회담' 직후 발사… 원산 아닌 평북 내륙서 쏴
합참 "바로 폭발해 탐지 못해"

 

 
 

북한이 20일 오전 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핵심 전략 기지인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무수단 미사일(최대 사거리 3500㎞)을 또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지난 15일에 이어 닷새 만에 무수단 재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이날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쏜 시간(오전 7시쯤)은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양국의 외교·국방 수장이 만나 '2+2(외교·국방) 회담'을 열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논의한 직후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미사일 1발을 발사했지만, 곧바로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미의 공동 평가 결과, 발사에 실패한 미사일은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 전략사령부는 우리 합참 발표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이후 지금까지 모두 8차례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은 지난 6월 22일 한 차례만 제외하고는 모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북한이 지난 15일 실패에도 닷새 만에 다시 미사일을 쏜 것은 이례적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상시 배치되는 방안 등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한·미의 전력 강화 계획에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무리하게 발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6월 무수단 발사에 계속 실패할 때도 최소 열흘 이상의 간격을 두고 쐈다.

북한이 과거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던 동해안 원산 일대가 아니라 지난 15일처럼 내륙 지역에서 무수단을 쏜 배경도 주목된다. 북한은 기존 미사일 기지에서 멀어진 지역으로 미사일을 은밀히 옮겨 기습적으로 쏘는 능력을 과시하는 한편, 400㎞를 비행한 지난 6월 발사 때보다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는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무수단 발사가 또 실패했기 때문에 지난 4~6월 때처럼 성공할 때까지 계속 미사일 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합참은 지난 15일에 이어 이날도 미국보다 발표가 늦어 '우리 대북 군사 정보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한 소식통은 "지구의 곡면 때문에 우리 이지스함이나 그린파인 레이더는 북한 미사일이 일정 고도 이상 올라와야 탐지할 수 있는데, 최근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은 그 고도 밑에서 폭발해 탐지를 못 한 것 같다"며 "발사 직후 상황은 미국의 조기 경보 위성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아 파악한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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